살아가다 일하다 만들다 (리커버) – 미나가와 아키라 지음, 김지영 옮김/퍼블리온 |
패션 브랜드인 미나 페르호넨을 창립한 미나가와 아키라의 자서전같은 에세이입니다. DDP에서 마나 페르호넨 전시회를 한다는 디자인 블로그 포스팅을 보고, 창립자가 쓴 책이 도서관에 있는것을 알게 되어 빌려봤어요. 어릴적 육상선수 지망이었던 소년이 부상으로 운동을 그만두고 여행을 유럽으로 갔는데, 그곳에서 알바를 하다가 만나계 된 패션 전시 준비하는 자리. 그곳의 인연으로 조금씩 자신의 손으로 만들수 있는 것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하나씩 하나씩 실행해가며 10여년동안 작은 옷가게를 글로벌 브랜드로 키워나가는 과정을 들여다볼수 있는 이야기가 담겨있네요.
어떻게 보면 디자이너 자신의 자랑같고, 어떻게 보면 성공한 꼰대 아저씨의 설교같은 느낌도 들지만 그럼에도 울림을 주는 부분은 잘 못하더라도 하나씩 자신의 손으로 하다보면 익숙해진다는 것, 그리고 좀 잘나간다고 일을 손에서 놓지 말것, 그리고 사람을 소중히 여길 것 등의 삶이 담긴 발언들인것 같네요. 단순히 돈을 많이 벌겠다는 브랜드가 아니라, 책에서 몇 번씩 강조하듯 100년을 이어갈 수 있는 옷을 만들기 위해 평생 A/S도 제공하고 거래선도 함부로 늘리지 않는 것. 그리고 협력업체를 가격으로 후려치는게 아니라 좀더 나은 재료를 만들 수 있는 방법을 계속 상의하고 그에 대해 합당한 비용을 지불하는 ‘협력자’로서의 자세를 갖는 것. 국내 업체와 주로 거래하는 것은 신뢰 관계와 더불어 항상 커뮤니케이션하면서 믿음을 쌓아올리고 좀더 나은 방향을 찾는 동반자라는 이유 때문이란 것 등 현재의 대기업 제조업과는 다른 마인드는 한번 짚어볼 만한 사항이라는 생각도 했어요.
언제 시간날때 DDP의 전시도 살펴보고 싶어졌습니다. 사진을 보니 옷만 한가득 들어찬 공간이 대표 이미지던데 거기서 미나 페르호넨의 마인드를 느낄 수 있을지 함 봐야겠네요. 참, 처음 브랜드명을 들었을 때는 여성 디자이너라고 생각했는데, 저보다 나이많은 아저씨였다는게 충격이었어요. 그게 미나가와라는 성에서 따온 미나, 대표 패턴인 나비를 핀란드어로 말한게 페르호넨이라 그런 이름이 되었다고.. 뜻밖이었습니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