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발 살인사건 – 코니 윌리스 지음, 신해경 옮김/아작 |
제목만 보면 추리소설 같지만 실제로는 코니 윌리스의 SF 크리스마스 특집 단편선입니다. 작년에 읽은 ‘빨간 구두 꺼져! 나는 로켓 무용단이 되고 싶었다고!‘와 함께 엮인 단편선이었는데 두 권으로 나뉘어 출판되었더라구요. 묘하게도 읽으면 좋은 시즌은 크리스마스인데 항상 그때는 다른거에 관심이 있다가 한참 더울 때인 8월에 읽다니, 아이러니하네요. 그래도 한여름 더울 때 크리스마스의 시원시원한 느낌을 받을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전체적으로 매우 흥미롭게 보았지만,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멀티플렉스의 문제를 꼬집은 ‘절찬 상영중’과 전 미국에 눈이 내리는 화이트 크리스마스를 가정한 ‘우리가 알던 이들처럼’. ‘절찬 상영중’은 영화매니아 주인공이 취미가 잘 맞아 만났다가 묘하게 꼬여서 헤어진 전 남친을 극장에서 다시 마주치면서 보고자 했던 영화와 관련된 극장측의 음모를 파헤치게 되는 이야기였어요. 상영작품 수가 점점 늘어나지만 실제 볼수 있을만한 시간대는 몇몇 작품이 다 가져가는 멀티플렉스의 묘한 상영구조가 마음에 들지 않는건 한국이나 미국이나 마찬가지인가봐요. ‘우리가 알던 이들처럼’은 러브 액추얼리를 좀더 코믹한 스토리로 다시 쓴 이야기같은 느낌. 전 미국, 심지어 LA와 플로리다, 하와이까지도 눈이 내리는 기상이변이 일어나면서 바람피는 남자, 자기 생각만 하며 크리스마스이브에 결혼하려는 신부, 거위요리를 아들에게 맡겨놓고 안들어오는 엄마와 이모들, 남편을 여의고 우울에서 벗어나기 위해 여행간 여인 등 다양한 인간군상이 코믹한 상황과 함께 이야기를 풀어나가요. 코니 윌리스다우면서도 기분좋게 읽을 수 있는 작품이었고, 크리스마스가 되면 다시 읽고 싶어질것 같은 느낌이네요.
10년 대여 작품이었는데, 어느새 시간이 흘러 이제는 3년 반 정도 대여기간이 남은 작품들이 눈에 들어오고 있습니다. 이 책도 그랬고, 기간이 지나기 전에 하나씩 읽어봐야겠어요. 다음은 아서 C 클라크의 낙원의 샘. 차근차근 즐겁게 읽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