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교향악단 제635회 정기연주회
지휘: 곽승
서경숙|소프라노, 장현주|메조소프라노
곽성섭|테너, 최현수|바리톤
서울시합창단, 국립오페라합창단, 서울필하모닉오페라합창단
합창지도: 최흥기
L. v. Beethoven, “The Creatures of Prometheus” Overture
L. v. Beethoven, Symphony No.9 in d minor, Op.125 “Chor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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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서트홀에 가려고 지하철을 타러 내려가다가 발목을 접질렀다. 간만에 주말에 연주회를 보러 대중교통을 사용해 주려고 했는데 이런 꼴이라니, 하면서 속으로만 끙끙거리면서 도착.
아무래도 송년연주회다 보니 사람이 많다. 프로그램도 연말 지정곡이나 다름없는 합창교향곡. 상당히 긴 연주시간 덕분에 예전에는 좀 지루하게 들었던 터라 약간은 긴장된 기분으로 감상에 들어갔다.
프로메테우스 서곡은 순식간에 끝났지만, 대강의 감상으로는.. 주로 현악 중심의 멜로디가 이어지는 ‘베토벤’스러운 무난한 곡이었던 듯 하다. 15분 정도 연주하고 휴식시간이라고 하니 상당히 어색한 기분. 이 정도 시간이면 곧바로 교향곡으로 들어가는게 낫지 않을까.
합창 교향곡은 4악장으로 이루어진데다가 마지막의 합창 부분까지 들어가 상당히 길다. 1, 2, 3악장을 이번에는 꽤 열심히 들었다. 현악 멜로디가 베이스를 깔아주는 가운데 중간중간 플룻이나 클라리넷이 포인트를 주고, 매 악장이 새로운 맛이 있어 좋았지만.. 역시나 길었다. 좀 피곤하기도 하고 발목도 저리고.. 으으 -_-
그렇지만 4악장 때문에 부활! 역시 최고다. 1, 2, 3악장의 멜로디를 약간씩 보여준 후 환희의 찬가 멜로디로 진입하면서 독창과 중창, 합창이 어우러진다. 놀랐던 것은 합창이 어우러지니 현악과 브라스로 받쳐주던 베이스가 엄청나게 웅장해진다는 사실. 이전에 들었던 R.스트라우스의 차라투스트라도 브라스의 웅장함으로 승부했던 곡이었지만, 합창의 어우러짐에 비할 바는 아니었다. 역시나 명불허전, 유명한 곡은 그만큼의 가치가 있다는 느낌.
각 악장이 너무 뚜렷하다 보니 하나로 이어지는 느낌이 좀 부족했다는 것 외에는 좋은 연주였다. 내가 내공이 부족해서 감정의 이어짐을 느끼지 못한 거란 생각. 우우.. -_-
어쨌든 이로써 올해의 연주회 감상은 마무리. 오늘의 곽승 지휘자님이 이제까지 중 가장 멋졌다. 최고.
p.s. 앵콜곡이 없었던 것은 상당히 서운했다. 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