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l’s Moving Castle – 다이애나 윈 존스 지음/HarperTrophy |
그동안 몇번 언급했던 하울의 움직이는 성 (Howl’s Moving Castle) 입니다. 얼마 후에 개봉할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애니메이션으로 더 유명하죠. 사실, 주위 사람들에게 이 책을 읽는다고 이야기하면 ‘그게 원작이 있는 거였어?’ 라는 반응이 대부분이더라구요. 원작자는 Diana Wynne Jones. 1986년작. 상당히 오래된 작품이죠?
주인공은 마녀의 저주를 받아 15살 소녀에서 90세 할머니로 변해버린 소피입니다. 충격을 받긴 했지만 그녀는 소녀답지 않게 침착한 모습으로 천연덕스럽게 짐을 챙겨 집을 떠나죠. 하지만 워낙 할머니인지라 헤매다가 한밤중에 어떤 언덕 위에서 쓰러질 지경이 되고, 마침 그곳에서 발견한 악명높은 움직이는 성에 숨어(?)들어갑니다. 그곳에서 소피는 마법사 하울과 제자 마이클, 불꽃대마왕(?) 칼시퍼를 만나게 되고 이들과 함께 살면서 갖가지 모험을 하게 되죠.
이 소설의 매력이라면 뭐니뭐니해도 소피와 하울의 티격태격. 처음에는 서로 마음에 들지 않아하면서도, 점차 소피는 (할머니 근성으로) 청소와 빨래 등 궂은일을 도맡아 하고, 하울은 모른척 하면서도 은근슬쩍 이것저것 배려해주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한참 보고 있으면 정말 정감이 넘치더라구요. 후반으로 가면 갈수록 이 둘은 투덜대면서도 환상적으로 호흡을 맞추게 되죠. 여기에다가 불꽃대마왕 칼시퍼의 투덜거림, 그와 하울 사이에 숨겨진 비밀도 중요한 흥미거리입니다.
분류가 주니어 소설로 되어있는만큼 그렇게 어려운 표현도 없고 쉽게 읽히는게 마음에 듭니다. 300페이지가 넘지만 짬이 날 때마다 읽어서 한달 반만에 다 읽을 수 있었거든요. 그만큼 재미있기도 해요.
어떻게 보면 애니메이션을 먼저 보고 나중에 책을 읽는 것이 더 좋을 것 같지만, 개인적으로는 책을 먼저 읽는 것도 괜찮을것 같습니다. 읽으면서 상상하는 장면들이 몇 번씩이나 미야자키 감독 작품의 화려한 색감, 독특한 장치와 결합되면 어떤 모습이 될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만큼 읽으면 읽을수록 애니메이션을 더 보고 싶어집니다.
그리고 한번 다시 읽어볼까 하는 생각도 드네요. 마지막 챕터에서의 하울의 대사가 정말 앞장을 다시 찾아보지 않고는 못견디게 만들거든요. 혹 애니메이션에 이 장면이 안나온다면 정말 안타까울것 같습니다, 훗 🙂
덧, 표지그림이 정말 좋아요. 왼쪽의 푸르스름한 얼굴이 칼시퍼, 아래의 숄 두른 할머니가 소피, 중앙에 있는 것이 하울의 성, 그리고 오른쪽에 있는 것이 허수아비입니다. (허수아비도 나름대로 중요한 역할이에요) 애니메이션 포스터에서 본 모습과는 많이 다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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