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마음속에서 울리는 기타의 멜로디. 보컬과 하모니카, 트럼펫의 코러스, 그리고 퍼커션과 드럼의 비트. 눈앞의 공간 전체가 온갖 음의 하모니로 가득한, 그 충만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진정 음악을 즐길 줄 알고, 그 음 하나하나가 어떤 의미를 불러일으키는지 신경쓰고 다듬어온 뮤지션 Pat Metheny의 네 번째 내한공연, 감동적이었습니다.. T_T
사실 이번 공연을 마지막으로 Pat을 따르는(?) 것은 그만둘까 하는 생각이 있었습니다. Snowcat을 통해 알게 된 Letter from Home, Offramp 등의 앨범은 꽤 괜찮았지만, 각각의 앨범이 뭉뚱그려져 ‘정말 이거야’ 하는 느낌이 오질 않았어요. 2002년 공연에서도 약간 지루한 감이 들 정도였기에 이번 공연을 마지막으로 Pat의 음반은 더이상 들을 일이 없지 않을까 했지요.
하지만.. 어떤 일이든 꾸준히 하면 어느 순간 ‘펑~’하고 벽을 깨는 순간이 있죠. 오늘의 콘서트가 바로 그런 날이 아니었나 싶어요. 한 곡 한 곡마다 그 리듬과 멜로디가 익숙하게 다가왔고, 그룹 멤버 중 라일 메이즈(피아노,키보드)/스티브 로더비(베이스,첼로)/쿠옹 부(트럼펫, 보컬)는 정말 오랫동안 알아왔던 듯한 느낌. 새 멤버인 그레고어 마레(하모니카), 안토니오 산체스(드럼), 난도 로리아 (기타) 역시 기존의 그룹 컬러에 잘 어울리는 사람들이었습니다. 그들 각각의 연주가 하나의 멜로디를 이루고, 그 멜로디 하나하나가 어울려 음악이 되고, 그 음악이 아트센터 홀 내를 가득 채우는 느낌을 어떻게 설명할까요. 관객이 모두 일어서 박수를 치는 순간 번지는 그 웃음을 어떻게 묘사해야 할까요.
세 시간에 달하는 공연이었지만, 체감상으로는 정말 한 시간 정도밖에 되지 않은 듯한 그런 느낌이었습니다. 전 세션이 참여하는 앵콜곡이 있었음에도, 모두가 정말 한 곡만 더 연주해 주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홀의 조명이 모두 켜진 이후에도 박수를 치며 Pat을 연호하는 그런 분위기였어요.
마지막 곡의 멜로디를 흥얼거리며 걸어오는 길이 좋았습니다. 돌아오는 길에 그의 다른 곡도 들어보고 싶은 마음이 무럭무럭 일어나더군요. 미국에 다녀오는 친구에게 한국에서는 구할 수 없는 몇몇 앨범을 부탁할까 생각중입니다.
좋은 하루였습니다. 아아……
덧, 이번 한국공연에는 상당한 수의 카메라가 동원되었습니다.
The Way Up Live DVD로 제작된대요. 너무 좋아요~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