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 A – 비카스 스와루프 지음, 강주헌 옮김/문학동네 |
비카스 스와루프 장편소설. 니야님 블로그에서 추천하는걸 보고 마음에 (사실은 장바구니에) 담아두고 있다가 고이 주문했습니다. 왠지 모르게 블로그를 돌아다니다 보면 종종 서평을 마주치곤 하는데, 책소개만 죽어라 하는 블로그보다는 오만방면에 관심많으신 (좋은 뜻으로) 블로그에서 더 마음에 드는 책을 발견하게 되네요. 예전에 추천받았던 바람의 그림자도 그랬고, 이번의 Q&A도 꽤나 만족. 상당히 즐겁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 덕분에 좋은 책 많이 읽게 되네요. 감사감사~
정말 교육이라곤 받아보질 못했기 때문에 일반적인 퀴즈나 상식 등과 거리가 있는 삶을 살아온 주인공 람 모하메드 토마스. 가난한 술집 웨이터인 그가 퀴즈쇼에 나갔다가 모든 문제를 다 맞춰 상금 12억 루피(한화 300억)를 타게 됩나다. 누구도 예상치 못한 결과에 경악. 하지만 주인공은 그날 밤 바로 경찰에 연행되고, 어떻게 열 두 문제를 풀 수 있었는지 뒤를 대라는 형사의 조사를 받게 됩니다. 하지만 그 순간 나타난 미모의 여변호사! (이건 뭐..) 어쨌든, 변호사에게 보호되어 그녀의 집으로 가서 어떻게 그 문제를 풀 수 있었는지를 이야기합니다.
살아오면서 겪은 독특한 경험이 퀴즈쇼의 한 문제 한 문제와 만나 그의 삶을 묘사하는 구성이 참 신선합니다. 어찌보면 옴니버스같은 느낌을 주면서 하나하나가 토마스의 인생의 이야기란 점에서 연결이 되는게 재미를 주네요. 어릴적부터 함께한 친구, 어릴적 도망나온 조직과의 갈등, 한 시대를 풍미했던 여배우, 기차강도, 인도를 상징하는 타지마할, 그리고 만나게 된 사랑하는 사람. 인도의 여러 도시 – 델리, 뭄바이, 아그라 – 를 배경으로 하면서 단순한 관광거리가 아니라 사람들이 살아가는 장소로서의 이 나라의 모습을 하층민 냄새를 물씬 느낄 수 있었어요.
마지막으로, 토마스의 인생을 이끌어준 동전 하나. 어찌보면 ‘운이 정말 좋은’ 사람이지만, 결국 그 운을 현실이 되도록 만들어나가는건 그 자신이라는 점. 어떤 상황, 어떤 처지에 있어도 그것만 기억하면 언젠가 찾아올 그것을 내 것으로 만들 수 있을거에요. 아무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