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들 알고 계시는 ‘그날’이었습니다. 미리미리 준비하신 부인님으로부터 출근전에 초콜릿을 받고 아침을 시작하니 좋더구만요 🙂 휴일이 아니라 조금 아쉬웠지만 며칠전에 예약해놓은 저녁을 생각하며 바쁘게 하루를 근무했습니다.
저녁 예약해놓은 곳은 와인 바 베라짜노였습니다. 요즘은 와인바라고 해도 와인만 하기보다는 식사와 함께 와인을 즐길 수 있도록 세팅해놓는게 일반적이 된것 같더군요. 원래는 간단히 식사를 하며 와인에 집중하려 했는데 특별한 날이라 세트메뉴만 주문이 가능해서 조금 아쉬웠습니다. 하지만 음식이 깔끔하고 예쁘면서도 와인과 잘 어울리는 맛이라 만족스러운 식사를 할 수 있었답니다.
함께 주문한 와인은 칠레산 20 Barrels Cono Sur Merlot – 별 기대는 하지 않았습니다만, 처음 한 모금을 입에 머금는 순간 ‘잘 골랐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떫거나 쓴 맛보다는 고소하면서도 싱겁지 않은 풍부한 맛이 좋은, 말 그대로 식사하며 먹기 좋은 와인이었습니다. 덕분에 약간 과음을.. ^^
시간이 지나는 줄도 모르고 간만에 부인님과 두시간여를 이야기를 나누며 코스를 즐길 수 있었습니다. 생각해보니 집 밖에서 이렇게 오랫동안 이야기하며 식사를 한게 정말 오랜만이더군요. 그동안 사는게 너무 팍팍했나 하는 생각이 들어 조금 반성을.. 하지만 정말 좋은 저녁이었습니다.
꼭 무슨 초콜릿을 받는 날이라서가 아니라, 잠깐 쉬면서 여유로운 마음으로 즐길 수 있는 그런 날이란 의미가 좋았네요. 종종 이런 자리를 잊지 않고 만들도록 해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