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yrd Sisters

Wyrd Sisters (Reprint, Paperback)Wyrd Sisters (Reprint, Paperback)8점
Pratchett, Terry/HarperCollins

테리 프래쳇의 디스크월드 시리즈입니다. 원서 소설을 1년에 한권씩 읽는다고 생각했는데, 찾아보니 지난번 Reaper man을 본게 2009년 11월이군요 OTL. 97년에 산 소설을 12년만에 읽는다고 주절주절댔는데, 이건 14년만이라능. 그래서인지 보면서 책장은 누렇게 변색됐고, 오래된 책냄새가 풀풀 풍기고.. 왠지 유아틱한 표지인데 한참 헐어있는 페이퍼백을 밤낮없이 기내에서 읽고있는 직장인이라니, 뭐 좀 오타쿠스러운듯..

어쨌든, 위키피디아 덕에 찾아보니 디스크월드 6번째 작품입니다. 처음 읽은 Witches Abroad가 12번째, 지난번 Reaper man이 11번째이니 상당히 초기작. 그, 그런데 왜 나 거꾸로 읽고 있지? 그래도 지인에게 넘겨받은 Small Gods가 13번째이고 97년에 산 세번째 책 (읽지도 않으면서 많이도 샀다) Soul Music이 16번째이니 이거 읽고 나서는 바른 순서로 갈것 같군요.

Wyrd Sisters는 운명의 여신들이란 뜻이더군요. FSS에 나오는 아트로포스, 라키시스, 클로토가 그들입니다만, 여기는 디스크월드 – 마녀들이 이들 자리를 대신합니다. 기타 오그, 그래니 웨더웩스, 매거릿 갈릭이 그들이에요. 이들은 정기적으로 모여서 한번씩 회합을 여는데, 어느 정변이 일어난 왕국에서 탈출한 신하가 이들에게 왕자와 왕관을 맡기면서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왕좌를 탈취한 사촌 부부는 맥베드처럼 마녀들과 왕자를 제거하려 하고, 마녀들은 왕자를 극단에 맡겨 왕국에서 탈출시켜요. 사촌들에게 죽임을 당한 베렌스 전(前) 왕은 왕성에서 벗어날 수 없는 유령이 되지만 어떻게든 마녀들을 통해 아들을 왕좌로 복귀시키려 합니다. 이런 사건 속에서 왕국의 영이 그래니에게 왕좌가 옮겨져야 한다고 강요하는 가운데 마녀들은 왕위를 왕자에게 돌려주기 위한 작업에 착수합니다.

기본적으로는 맥베드의 패러디지만, 코믹 환타지답게 광대와 극단, 주민들이 다양한 역할을 담당합니다. 기타 오그는 수많은 자손들이 왕성 곳곳에서 일하고 있어 정보를 모아오고, 그래니는 저돌적으로 이야기를 이끌어나갑니다. 매거릿은 광대와 사랑에 빠지고 (마녀와 광대의 사랑이라니!) 광대는 한편으로는 사랑하면서 한편으로는 광대의 숙명으로 새로운 왕이 된 사촌에게 충성을 다합니다. 그래니는 갓난아기였던 왕자가 적절한 나이가 되도록 강제로 시간을 돌리고, 열다섯이 된 왕자는 자신의 신분은 모른채 배우가 되어 극단을 이끌고 왕국으로 돌아옵니다. 삼촌의 정당함을 강조하는 연극을 상연하기 위해..

이 장황한 이야기의 결말은 뜻밖에도 베렌스 2세의 등장. 상당히 똑똑하면서 올바르고 고난을 잘 견딘다고는 생각했지만, 이 인물이 다음 왕좌를 차지할 줄이야! 결말 하나만으로도 만족스러운 즐거운 이야기입니다. 정말 가~끔씩 읽지만 정말 유쾌한 디스크월드 시리즈네요 🙂

http://philian.net/2011-06-13T08:14:520.3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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