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영화, 특히 한국영화는 볼 기회가 없었는데, 갑자기 기회가 생겨 한꺼번에 두 편을 보게 되었네요. 코믹 조폭 영화가 지겨워 떠났는데 이렇게 보게 될 줄이야.
터널은 보기 전에는 전혀 정보가 없다가 보니 상당히 신선했어요. 하정우는 예전 스키팀 이야기를 다룬 국가대표부터 좋아했던 터인데다가 영화 곳곳에 나오는 여러 웃지 못할 상황들을 아주 그럴듯하게 비꼰 블랙 유머들 또한 상당히 마음에 들었네요. 터널이 왜 무너졌나 보다는 갇힌 상황을 알게 되는 과정, 물과 케잌을 차에 싣게 된 상황, 어리버리하다 진행되는 구출 계획, 정부나 언론의 보여주기식 대응 등등 터널 밖의 상황과 우연히 발견한 강아지와 또다른 생존자, 라디오 방송, 언제 떨어질지 모르는 휴대폰 배터리 등등의 소재를 긴장하거나 쉴 템포를 조절하면서 잘 배치한 느낌입니다.
부산행은 반대로 좀비 이야기라는 사실을 많이 알고 있던 터라 ‘아 그런 거였구나’ 하면서 봤어요. 특히나 김의성 씨에 대해 가해지는 온갖 비난이 왜 나왔나 (악역 정말 잘 연기하신듯), 그리고 마동석 씨가 왜 스타덤에 오르게 되었는가 등을 그대로 느낄 수 있었네요. (정말 멋지더만요) 공유나 소희도 그럭저럭 위화감은 안느껴지는건 아무래도 영화가 재난물이라 그랬는지도 모르겠구요. 나름 감독이 ‘누가 연기를 하더라도 괜찮은’ 영상을 잡아낸 덕분이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어쨌거나, 상당히 흥미로운 작품이었어요.
한참동안 암흑기(?)를 넘어 꽤 볼만한 작품도 종종 등장하는 모양입니다. 물론 말로만 들었지만 인천상륙작전같은 졸작도 있는 듯 하지만요. 앞으로는 영화볼때 후보로도 한국영화를 한번쯤 생각해볼만 하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