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의 경계 – 상 – 나스 키노코 지음/학산문화사(단행본) |
공의 경계 – 하 – 나스 키노코 지음/학산문화사(단행본) |
게임으로 더 잘 알려진 월희(月姬)의 시나리오 작가, 나스 키노코가 동일한 세계관을 바탕으로 쓴 소설입니다. 오컬트와 환타지, 추리물과 스릴러, 학원물과 괴기물 등이 독특하게 버무려져 녹아 있는, 말하자면 ‘끈적끈적한’ 느낌이 드는 독특한 이야기이죠.
명문 료우기 가의 당주이면서 몸 안에 두 개의 인격과 죽음을 보는 눈(직사의 마안)을 가진, 말하자면 퇴마사 급의 인물인 료우기 시키, 그리고 그녀를 좋아하는 평범하지만 탁월한 ‘탐색’의 능력을 바탕으로 사건이 일어났을 때 그 자취를 추적하는 고쿠토 미키야의 두 남녀가 주인공입니다. 이들 주위로 마술사 토우코와 제자 아자카, 그리고 시키를 통해서 인간의 완성을 추구하는 마술사 이리야 소렌과 그에게 이용당하는 많은 인물들이 소설을 구성합니다.
설정이 설정이니만큼 소설 속에는 피와 살인, 환상과 공포가 난무합니다. 하늘을 날아다니는 혼과 자살하는 사람들, 죽은 주민들로 가득한 맨션, 마을을 떨게 만드는 연쇄살인 등등. 어찌보면 관계없는 듯한 이러한 단편들이 모여 하나의 실체를 이루고 소설은 하나로 완성됩니다. 어찌보면 천천히 흐르면서도 주위의 모든 것을 삼켜버리는 용암의 흐름 같다고나 할까요?
거부감이 드는 면도 없지 않지만, 그 세계관의 설정과 이야기 전체를 관통하는 하나의 흐름. 그리고 이야기를 풀어내는 솜씨는 대단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게다가 인물들의 성격 하나하나도 눈에 보일 정도로 강렬하게 느껴지는 점 또한 감탄을 자아내게 하네요. 올해 중반에 개봉된다는 극장판이 과연 글의 힘을 얼마나 담아낼 수 있을지, 한번 기대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