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만에 본 건담 시리즈네요. 물론 기존 세계관과의 연결점은 없는 독립 작품입니다만, 단순한 메카닉간의 싸움 구도가 아니면서도 지구와 우주권간의 갈등을 잘 표현해내고, 기존과는 반대 구도로 우주 세력이 지구권을 억압하는 구도에다가 어른들간의 사정보다는 그런 사상을 이어받은 2세대들간의 갈등과 화해를 그린 작품이라는 것이 독특한 매력을 주는 것 같습니다. 아, 물론 주인공들이 히로인+히로인 구조가 되었다는 것 또한 특기할만한 점이었지요 ^^
하지만 하려는 이야기는 25화라는 구성에서 모두 다루기는 좀 힘들지 않았나 하는 느낌이 들긴 했어요. 슬레타와 미오리네의 이야기는 스토리의 중심인만큼 슬레타의 엄마바라기에서 자신의 의지로 움직이는 인물로의 성장과 극복, 미오리네의 수동적→적극적 행보로의 변화, 프로스페라의 에리크트에 대한 집착과 화해라는 스토리 속에서 어느정도 정리가 되었지만, 구엘과 라우더와 아버지의 관계라던지 엘란과 샤디크, 니카 등의 주역들의 심경의 변화와 사건 해결을 향한 동기 등은 아쉬운 면이 상당히 많았다는 생각이에요. 덕분에 이들이 탑승하는 메카닉의 매력도 그만큼 반감한 것 같기도 했네요.
그래서 마무리가 되고 나서 남는 기억은 에어리얼이 박살난 것, 미오리네의 토마토, 뭔가 최종병기가 있었던 것, 뜬금없는 구엘과 슬레타의 펜싱 장면 정도일까요? 이런 부분을 좀더 많이 그려내고 싶었을 것 같은데 그놈의 화수 제한이 뭔지 이래저래 아쉬운 마무리였습니다. 그래도 꽤나 각본 면에서, 설정 면에서 생각을 많이 하고 제작한 작품이었답니다.
나중에 극장판에서 주인공을 달리 한 시점의 스토리라인이 펼쳐지면 더 재미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문득 듭니다. 별로 기대하지 않았는데 볼만한 작품을 접할 수 있었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