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드 라이징 – 피어스 브라운 지음, 이원열 옮김/황금가지 |
헝거게임 계열의 디스토피아 SF 소설입니다. 워낙 비슷비슷한 소설이 쏟아져나와 일부러라도 이쪽 계열은 피하고 있었는데, 마침 리디북스에서 2주간 무료대여 행사를 해서 빌려보게 되었네요.
컬러로 대변되는 계급으로 구성된 화성 사회, 지배층의 골드 / 기술개발의 블루 / 치안담당 그레이 / 전투담당 옵시디언 / 봉사담당 핑크 / 자원채굴 레드 등으로 철저히 구분된 조직하에서 레드가 골드 중심의 계급을 전복하고자 하는 음모를 마련합니다. 가장 위험한 자원 광맥을 찾아다니는 헬다이버 출신의 대로우가 후보로 발탁되어 온몸을 뜯어고치고 골드로 변장하여 골드 간 동족상잔을 통해 최적의 인재를 골라내는 교육기관에 들어가고, 이 곳에서 살아남는 한편 자신의 존재를 각인시키는 과정을 그려냅니다.
초반 (레드로서의 일상?) 부분은 상당히 진도가 느린데, 중반을 지나면서부터는 엄청나게 가속도가 붙는 소설입니다. 어찌보면 뻔한 이야기임에도 이런 게임같은 구도에서 어떤 전략으로 상대를 전복할 것인지, 어떤 외부요인이 등장하고 어떻게 극복할 것인지 등은 언제나 읽을 때 즐거움을 가져다주는 것 같아요. 그래서 주말 밤에 몰아쳐서 읽다가 새벽 두시가 넘어서야 잠자리에 들었네요.
그 와중에 고통스러웠던 것은 문체와 번역. 무언가 설명이 있을 듯한 곳에서 갑자기 장면이 펄쩍펄쩍 뛰어넘는 부분이 후반으로 갈수록 많아집니다. 급하게 쓰느라 그랬는지, 아니면 번역 중 문단을 뛰어넘었는지 모르겠지만 잘 읽다가도 꽤나 당황스러웠어요. 그래도 이야기의 힘, 잘 짜여진 구조 덕분에 다 읽고 난 후의 느낌은 다행히도 만족스럽네요.
후속권은 좀더 나아지길 바라며, 다음 리디북스 행사 때 2부를 구입해서 읽어볼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