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의전당 어린이가족 페스티벌을 가능한 매년 보고 있습니다. 올해는 첫 공연인 아빠닭을 일정 관계로 못보고 나머지 두 편 – 댄싱뮤지엄과 루루섬의 비밀을 봤네요. 개인적인 감상으로는 댄싱뮤지엄보다 루루섬의 비밀을 더 재미있게 봤습니다.
루루섬의 비밀은 보고 나서 알게 되었지만 일본 인형극단인 카카시좌 초청 공연이었네요. 엄마의 출산으로 섬에 계신 할아버지네로 가게 된 어린 소녀 하루와 섬에서 만나게 된 고양이, 돼지, 뱀, 올빼미 등의 동물친구들, 그리고 갑작스레 섬으로 쳐들어온 해적과 이들을 격퇴하고 나서 집으로 돌아가기까지의 이야기가 일본 특유의 실물사이즈 소녀인형, 작은 미니어쳐인형과 세트, 그림자극 등이 복합적으로 펼쳐져 ‘아, 이런 표현도 있구나’ 하는 생각을 장면장면 떠오르게 하는 멋진 극이었어요. 특히나 장면의 전환이나 유머, 그리고 음악도 적절히 사용되어 마치 일본 애니메이션 한편을 보는 듯한 느낌이 들기도.. 원래는 일본 극단인줄 모르고 봤는데, 보다보니 일본 특유의 클리셰가 중간중간 튀어나와 나중에야 ‘아~ 그렇구나’ 했다는..
반면 댄싱뮤지엄은 발레가 결합된 볼거리이기는 하지만, 일부 미술 작품에 대한 학습을 전제로 한 이야기라서 공감은 덜 갔네요. 명작이란 한 순간에 정지된 것이라는 사상과, 즐거움을 위해 작품의 인물들이 움직일 수 있는 자유로운 상상이란 것의 대립이란 건 이야기를 위해 설정된 티가 좀 많이 났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인지 박사님이 이를 행동이나 장면으로 보여주기보다 아이들과 입씨름을 하는 부분이 너무 길어 집중감이 많이 떨어지더군요. 하지만 많은 작품 속 인물들의 댄싱을 바로 눈앞에서 볼 수 있었다는 것은 만족스러웠습니다.
아이가 커가면서 언제까지 아동극을 보게 될지 모르겠습니다만, 이런 공연들의 다양한 시도를 볼 수 있다는건 확실히 재미있네요. 내년도도 기대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