뤼팽전집1-괴도신사 아르센 뤼팽

괴도신사 아르센 뤼팽4점
Arsene Lupin gentleman-cambrioleur (1907)
모리스 르블랑 지음, 성귀수 옮김/까치글방

황금가지의 셜록홈즈전집을 다 읽고난 후 뤼팽전집이 나왔단 소식을 듣고 황금가지와 까치 사이에서 (딴곳도 하나 있었는데 그건 일찌감치 제쳐두고) 한참을 고민했다. 결론은 표지디자인 때문에 까치로 낙점.

어릴적 동화책으로 읽을 때보다 분량이 한참 늘어난 느낌이다. 더구나 그 때는 뤼팽이 어떻게 탈출했는지를 설명하는 가니마르와의 대담 장면에서 몇 번을 읽어도 도저히 이해가 가질 않았는데, 지금 보니 아하~ 하고 이해가 갔다. 고도의 심리전.. 음.. 어릴적의 내가 부끄러워졌다. -_-

9편의 단편 중 가장 재밌었던건 마담 앵베르의 금고. 흔치않은 뤼팽의 실수담인데다가 초보도둑의 어리버리함이 남아있는 내용이라 너무 웃겼다. 뤼팽이란 이름을 계속 사용하게 된 것도 그때의 치욕을 잊지 않으려 함이 아닐까?

어쨌든, 멋지다. 21편까지 대장정 시작.


마음에 드는 구절:

“도대체 왜 한정된 모습만을 가져야 하는 거지? 늘 똑같은 성격을 굳이 왜 고집해야 하느냔 말일세?”
– p.25

“한 여인이 나를 바라보고 있었소, 가니마르. 난 그녀를 사랑했지. 사랑하는 여인이 자기를 바라보고 있다는 게 무슨 의미인지 당신은 알고 있소?”
– p.54

“다른 사람이 되어본다는 건 즐거운 일입니다. 개성을 마치 셔츠를 갈아입듯 바꾸고, 외모와 목소리, 눈빛, 필체 따위를 맘대로 고를 수 있다는 것 말입니다! 하지만 문득 그 모습들 가운데서 진짜 자기 자신을 못 알아볼 때가 있어요… 그땐 몹시 서글퍼진답니다.. 지금도 마치 자신의 그림자를 잃어버린 사람 같은 느낌이 들어요… 이제라도 나 자신을 되찾아야겠죠…”
– p.86

“그래 어떻게 생각하나? 때로는 매우 지리멸렬해 보이는 결과들도 단 하나의 원인에서 출발하는 법이네만…”
– p.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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