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리아님이 보고계셔 9 – 콘노 오유키 지음, 윤영의 옮김/서울문화사(만화) |
마리미테에서 가장 좋아하는 캐릭터인 노리코의 첫 등장입니다. 백장미 자매들이 모두 그렇지만, 노리코 역시 상당히 독특한 캐릭터에요. 릴리안이라는 곳에 잘 어울리지 않는듯 하면서 독특한 자신감과 독립심으로 자기만의 위치를 만들어냈다고나 할까요? 그러고 보면, 은행나무 가득한 길 가운데 한 그루 서 있는 벚나무 – 노리코와 시마코가 만난 그 곳이 노리코의 이미지를 만들고 있는건지도 모르겠습니다.
외부에서 릴리안으로 들어오게 된 그녀. 카톨릭계 학교이면서 전혀 다른 방향의 취미를 가지고, 보수적인 분위기에서도 마음껏 네트워크상의 관계를 구축해가는 모습. 조금은 정체된 분위기의 릴리안에 시원한 바람을 몰고 오는 그런 이미지가 바로 노리코의 모습이네요. 그러면서도 겉모습은 차분하고 모범적인 학생의 이미지. 이런 묘한 어긋남이 캐릭터에 매력을 부여하는게 아닌가 싶어요.
게다가 하필이면 가장 조용하면서 신실한 카톨릭 신자인 시마코와의 만남을 설정한 것 또한 묘한 아이러니죠. 두 사람의 관계는 그런 겉모습을 넘어선 마음과 마음의 맞닿음이랄까요. 어쩌면 이야기하지 않아도 어딘가 이어져있는 세이와 시마코의 선, 그것이 노리코에게로 이어진 것인지도요.
작가인 콘노 오유키 님도 후기에서 언급했지만, 3학년을 졸업시키고 신입생을 새로 등장시키는 이 9권이 제일 불안한 느낌을 주기도 하네요. 그러면서도 노리코란 신인을 통해 이 한 권은 잘 풀어나갔다는 느낌. 다음 권이 더욱 기다려지네요. 힘내서 빨리 출간해주시기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