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아트센터 역삼에서의 마지막 순간에, 새로운 아티스트를 알게 된 인상적인 공연이었습니다. 지난번 이날치와 앰비규어스댄스컴퍼니의 공연도 인상적이었지만, 어떤 아티스트인지 사전 정보는 거의 없었던 박규희x박주원의 연주가 가장 강렬한 공연이 될줄은 생각도 못했네요.
박규희는 정통파 클래식 기타리스트로, 어릴적부터 클래식 외길로 국내외 각종 콩쿠르를 휩쓸며 일본과 유럽에서 활동해 왔다고 하네요. 자그마한 몸집이지만 다양한 기타의 주법을 엮어내는 솜씨, 그리고 특유의 강하면서도 부드러운 음색이 인상적인 멋진 연주가입니다. 반면 집시기타 혹은 플라멩고기타를 연주하는 박주원은 다양한 밴드나 음반작업 세션으로 참여해 온 기타리스트로, 신들린 듯한 트레몰로와 연주를 보여주는 뮤지션이죠. 두 사람이 처음 함께 공연한 자리가 이번 공연이었다고 하네요.
두 사람의 배경을 고려해서인지 선곡은 정통 클래식보다는 좀더 대중적인 레퍼토리 중심으로 편성되었습니다. 카바티나, 여인의향기 등의 영화음악과 가짜탱고, 탱고발레 등의 강렬하고 익숙한 클래식, 그리고 박주원의 자작 대표곡과 성악가 유채훈 등 초대 뮤지션과의 협연도 꽤나 좋았어요. 그리고 일반적인 클래식 공연과는 달리 두 사람의 만담이 곡 사이사이에 양념처럼 들어가니 정말 즐겁더군요. 함께 간 아이가 반해서 두 사람의 음반을 사달라고 조를 정도 – 제 것까지 세 장을 구입해버렸네요.
두 뮤지션의 이름을 알게 된 것만으로도 대단한 성과였던 멋진 공연이었습니다. 다음에 꼭 또다른 공연장에서 만날 수 있기를 바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