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과

미스테리 계열이라고 하길래 책을 먼저 볼까 하다가 애니메이션을 먼저 집어든 작품입니다. 카미야마 고등학교 고전부를 배경으로 학교 문화제 역사에 얽힌 이야기부터 시작해서 다양한 / 소소한(?) 수수께끼를 풀어나가는 부원들의 이야기에요. 단순히 미스테리 해결과 더불어 고등학교라는 배경을 살려 네 명의 메인 캐릭터 사이의 감정의 흐름, 고민, 갈등 등을 세심하게 잘 반영한 수작이었네요.

주인공 오레키 호타로는 만사에 불필요한 에너지 낭비를 싫어하지만, 그 때문에 자신에게 관심이 쏠리는 것을 빨리 마무리하기 위해 수수께끼에 얽힌 자료를 바탕으로 논리적인 스토리를 구성해나가는 능력이 탁월합니다. 이런 관심을 유도하는 것이 히로인 치탄다 에루. ‘저, 신경쓰여요(私、気になります!)’ 한마디에 호타로의 사고회로에 방아쇠를 당기는 역할이자, 팔방미인이지만 사람을 대하는건 서투른 학생다운 면모도 보여주네요. 사건과 관계된 자료를 모아주는 것은 자칭 데이터베이스인 후쿠베 사토시, 그리고 사토시를 좋아하는 이바라 마야카의 4명이 고전부를 구성합니다.

사건 자체는 소소하지만 이런 사건들을 통해서 호타로는 자신의 능력과 한계, 그리고 치탄다 에루에 대한 감정을 자각하고, 에루는 명문가로서 자신의 꿈과 해야 할 일, 그리고 친우들과 고민을 나누는 법을 익혀갑니다. 사토시는 자신의 장점과 한계를 벗어나 무언가를 결정해야 할 상황에 맞서게 되고, 마야카는 자신 속에 갇혀있기보다는 먼저 행동하고 대화하고 부딪치면서 사람들 마음속의 각자의 감정들, 생각들을 이해해보게 됩니다. 사실 이런 점을 보면 미스테리보다는 학원물/성장소설에 가깝다고 볼 수도 있겠네요.

애니메이션도 이런 멤버들간의 이야기를 22편에 잘 풀어냈다는 생각입니다. 미스테리를 통해서 성장하는 아이들의 이야기, 만족스러웠습니다.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