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부해안연대기1: 기프트

기프트8점
어슐러 K. 르귄 지음, 이수현 옮김/시공사

르 귄 여사의 환타지 – 서부해안연대기 3부작 중 첫번째 작품입니다. 청소년 대상으로 쓴 소설이라고는 해도 작가의 세밀한 묘사와 서서히 흘러가면서 전개하는 이야기의 부드러움은 여전해요. 서부해안의 고원지대, 능력을 가진 족속들간의 갈등 가운데 파괴의 힘을 지닌 카녹의 아들로 태어난 오렉이 자신의 힘에 대해 느끼고 성장하는 이야기입니다.

고원에서는 종족을 이끄는 지도자들이 특수한 능력을 가지고 있고, 그 힘을 바탕으로 자신의 가족과 농노들, 그리고 친구들을 지킵니다. 보통 능력자들은 그 핏줄을 강화하기 위해 끼리끼리 혼인하지만 카녹은 특이하게도 저지대의 한 여인을 아내로 맞죠. 그 아들로 태어난 오렉이 능력을 보여주지 못하자 전전긍긍하다가 어느날 한 사건을 계기로 너무 강력한 파괴가 일어나고, 오렉은 능력을 제어하지 못하기에 안대를 쓰고 능력을 봉합니다.

과연 이 능력이 내 능력이 맞는가, 제어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어릴적부터의 친구인 동물을 부르는 힘을 가진 그라이를 통해 조금씩 그 갈등을 가라앉히고 수시로 옛 이야기나 시와 노래를 들려주는 어머니 덕에 오렉은 점차 성장해 갑니다. 하지만 종족간 갈등으로 어머니가 쇠약해져 돌아가시고, 오렉은 드디어 안대를 풀고 어머니가 남긴 책들을 하나하나 읽고 되새김하면서 자신의 진정한 능력을 깨달아 가죠.

정말 큰 일을 해야 하는가, 내게 주어진 재능은 무엇인가, 나는 내 재능을 썩히고 있는건 아닐까, 내게 맞는 일은 이게 아닌걸까 등등 어릴적 고민하고 부딪치게 되는 다양한 고민에 대해 참으로 찬찬히 되새겨보고 다시 생각해보게 하는 작품인 것 같습니다. 어머니가 남긴 책들이 르 귄 여사가 남긴 작품들처럼 느껴지기도 하네요. R.I.P. 여사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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