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작을 워낙 재미있게 본 터라 이게 영화화가 된다는 이야기를 듣고서의 반응은 ‘그걸 어떻게 영화로 만들어..’라는 느낌. 동성애코드가 워낙 중심이 된 스토리인지라, 아무리 재미있고 케잌이 먹음직스러워 보여도 그걸 국내에서 영화화했다면 반쯤은 잘려나갈거라는 선입관이 워낙 강했기에, 볼만하다는 평에도 극장에서 보질 않았다는 이야기.
…하지만 그건 선입관이었을 뿐…
막상 보기 시작하자 이 빠르디 빠른 진행감이란! 음악과 영상과 스토리가 정말 즐겁고 유쾌하고 빠르게 흘러가는게 정신을 차릴 수가 없을 정도. 이야기도 살리고 영상도 살리고 스토리가 살아있다는 이 충격이라니! 게다가 주지훈과 김태욱은 왜이리 잘 어울리는거냐! 원작에서 툭 튀어나온 것만 같은 이 두사람. 연기력도, 생김새도 참 그럴듯하다. 지금와서 보니 주지훈 마약이 정말 아까울 정도.
어릴적 트라우마를 극복하기 위해 케잌가게를 차리는 주지훈과, ‘마성의 게이’이자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파티시에 김태욱. 여기에 절대미각을 가진 전직복싱유망주 유아인과, 쭉 뻗은 멋진 모습이면서 사고뭉치 어리버리남 최지호까지 이 가게에 가세해 멋드러진 케잌의 하모니를 펼쳐보인다. 이것만으로도 즐거운 이야기가 될수 있는데, 여기에 어울리지 않는 스릴러 – 아이들 납치살인사건과 주지훈의 트라우마가 겹쳐진 음모의 전말은 과연…
민규동감독님 이름은 많이 들어봤는데, 이런 스토리텔링 솜씨를 가지고도 아직 초히트작이 없다는게 의외. 앞으로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겠음둥!
덧, 마나님이 퇴근해서 내가 보고있는걸 보고 따라 보기 시작했는데 푹 빠져서 끝까지 봐버렸네요. 나중에 알고보니 EBS에서 한국영화 해주는줄 알았다고.. 그래도 재밌다고 입을 모아 칭찬하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