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호자 시리즈 세트 – 전10권 – 우에하시 나호코 지음, 김옥희 옮김/스토리존 |
번역가 이수현 님의 블로그에서 추천글을 보고 읽기 시작했는데, 순식간에 열 권을 독파하게 만드는 흡입력의 이야기였네요. 정말 강추. 신요고라는 가상의 나라에서 시작해, 로타, 산갈, 칸발 등 주변의 나라로 범위를 넓히다가 마지막은 타르슈라는 제국과의 대륙간 전쟁까지. 하지만 이 거대한 이야기의 시작은 바르사라는 중년 여성 호위무사와, 그녀가 지켜야 하는 챠그무라는 이름의 어린 왕자의 생존 분투기라는 점이 독특하고, 그 가운데서 바르사와 챠그무의 개인사와 각각의 성장이 도드라진다는 것이 이야기에 빠져들게 하는 요소 중 하나가 아닐까 싶습니다.
또 다른 하나를 꼽자면 매 권 배경이 되는 국가가 바뀐다는 점. 처음에는 신요고를 배경으로 챠그무의 몸에 잉태된 다른 차원의 세계(나그유)의 알을 옮기기 위한 여정(정령의 수호자)이었다면, 다음에는 바르사의 개인사가 담긴 칸발 왕국 이야기(어둠의 수호자), 그리고 이어지는 바다의 나라 산갈(허공의 여행자)과 무서운 여신의 강림을 막아야 하는 로타(신의 수호자), 그리고 남쪽 대륙 타르슈 제국의 침략을 막아내는 과정(하늘과 땅의 수호자)이 한권 한권에서 펼쳐집니다. 마지막 타르슈 제국 이야기에서도 역시 신요고와 산갈, 타르슈, 로타와 칸발로 이어지는 여정이 다시 펼쳐지기도 하구요.
인물들도 매력적이고, 전체를 관통하는 메시지 – 국가라는 것과 백성의 마음이 어떻게 이어지는가 – 에 대한 고민도 나름 괜찮은 멋진 이야기였어요. 고고하게만 살아가는 황제보다는 자신의 손에 더러운 것이 묻더라도 사람들에 대한 책임을 느끼며 주어진 이상 그 짐을 지고 살아가려는 마음, 그런 마음을 쌓아나가는 것은 단순한 교육으로 되는 것이기보다는 하나하나의 사건을 겪어나가며 성장하는 것이고, 그렇기에 주변의 마음 또한 얻을 수 있는 것이라는 것 등.. 어떻게 보면 운이 좋은 경우의 스토리겠지만 그렇기에 이야기가 되고 독자의 마음도 얻을 수 있는게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22년 초, 간만에 멋진 작품을 읽었다고 흐뭇해하며 더 좋은 작품을 만날 수 있기를 기대해 볼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