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독

슈독 : 나이키 창업자 필 나이트 자서전8점
필 나이트 지음, 안세민 옮김/사회평론

나이키 창업자 필 나이트의 자서전입니다. 예전부터 괜찮다는 이야기는 많이 들어왔는데, 실제로 보니 꽤 되는 두께에도 불구하고 술술 읽히네요. 이때까지 읽었던 자서전들 – 스티브 잡스, 워렌 버핏 – 대비해서 가장 잘 읽히는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하나하나 세밀한 기억을 더듬기보다는 굵은 사건을 중심으로 쓱쓱 서술하는 방식의 힘일른지? 어쨌든 잘 읽히는 책이네요.

60년대 대학 졸업생이 멋모르고 무역에 뛰어들어 일본 운동화를 미국에 팔기 시작한게 시작이었습니다. 나중에 찾아보니 그 기업이 현재의 아식스. 이게 더 오래된 브랜드였네요. 회사도 있고 사무실도 있다고 뻥치고 세계여행을 마치고 와서 샘플을 받아 판매하고, 존경하는 운동화 연구광인 육상 코치의 조언을 받고, 돈을 빌려 또 운동화 물량을 받아오고 하는 사이에 회사의 규모는 무럭무럭 불어납니다. 초반에는 이렇게 좋게 말하면 레버리지, 나쁘게 말하면 빚으로 사업을 키워나가는 회사였습니다만..

역시 물건을 대주던 오니츠카 타이거(아식스)가 미국에 직접 진출하겠다고 하는 바람에 위기가 닥칩니다. 하지만 인맥을 통해 정보를 입수하고 대안을 준비하고 있었기에 나이키라는 브랜드를 설립하고 독자 판매 루트로 전환하게 되죠. 책의 대부분은 이러한 돈 빌리고, 물건 가져오고, 신기술 개발하고, 인재를 확보하는 이야기가 모험담처럼 이어집니다.

그렇기에 재미있긴 하지만, 무언가 본받을 거리라던지 내 관점에서 저렇게 할 수 있을 것인지 하는 데에는 회의감이 듭니다. 뭔가 성향에 맞질 않아서.. 아무래도 사업가 체질은 아닌지 저보고 이러라면 못할듯. 대신 사업가나 임원, 혹은 회사에 삶을 바치는 사람들이 어째서 그럴까 하는걸 이해할 수 있는 단초는 되었다는 느낌이네요. 재밌었습니다. 책에 대한 이야기를 지인과 했는데, 비슷한 류로 두 권을 추천하더군요 (둘다 맥주회사 이야기). 하나는 새뮤얼 아담스 창업자 Jim Koch의 Quench your own thirst, 다른 하나는 시에라 네바다 창업자 Ken Grossman의 Beyond the Pale. 언젠가 번역본이 나오길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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