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밀라의 눈에 대한 감각 – 페터 회 지음, 박현주 옮김/마음산책 |
덴마크 작가 페터 회의 소설입니다. 제목은 언뜻 들어보았지만, 어떤 이야기일지 전혀 짐작도 하지 못하면서 주문한게 2005년 8월 31일. (YES24 구매기록을 한참 뒤졌습니다 -_-) 그간 정말 여러 가지 일이 있었기에 언제 시간이 그리 지났나 할 정도로 오래되었네요.
제목이 주는 느낌답게 소설 전체가 눈과 얼음, 그리고 그린란드에 대한 묘사가 참으로 풍부합니다. 어떤 장르의 소설인지 몰랐던지라 한 아이가 죽으면서 시작되는 이야기에 한번 놀라고, 스밀라의 강인한 행동력에 또다시 놀라면서, 제목과는 사뭇 다른 추리소설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어요. 도시에서의 여정을 시작으로, 새로운 인물들과의 만남과 누군가로부터의 위협이 펼쳐지면서 한발짝 한발짝 전개되는 이야기는, 조금은 지루한 감이 있지만 ‘과연 어떤 세력의 어떤 힘이 진실을 숨기고 있을까’ 라는 의문 속에 한장 한장을 넘기게 됩니다. 이런 과정이 첫 챕터이자 2/3 정도를 차지하는 ‘도시’ 파트이죠.
하지만 다음 ‘바다’ 파트로 넘어가면서 이야기 전개는 급물살을 탑니다. 쉴새없이 행동하며 여기저기를 들쑤시는 스밀라. 그리고 그 뒤를 헉헉거리며 따라가기에 급한 나. 소설 속의 인물이 행동하는 방식을 너무하다 생각하고 따라가 말리고 싶은 기분이 드는건 정말 처음이더군요. 종종 위협당하고 폭력에 노출되기도 하지만 그래도 굴하지 않고 나아가는 주인공은 정말 강력했습니다. 그리하여 마침내 모든 비밀이 하얀 얼음 속에서 떠오르는 ‘얼음’ 장으로 진행하게 되죠.
과연 어떤 힘이 스밀라를 이렇게까지 이끌어준 것일까요. 스밀라가 자라온 환경, 독특한 구성의 가정과 스스로를 극한으로 다스릴 수 있었던 바탕이 된 어릴적 경험의 학교, 자신에게 진실했던 사람에 대한 극진한 애정. 이 모든 것이 160cm 50kg의 조그마한 이누이트 여성을 얼음 끝까지 따라가게 만들었던게 아닌가 생각해 봅니다.
한여름이지만 하얀 눈과 얼음으로 덮인 그린란드를 다녀온 느낌입니다. 새하얗지만 그 속에 무엇을 숨기고 있는지 모르는 북극의 세계. 멋진 피서였습니다 🙂
‘스밀라의 눈에 대한 감각’ 출간 – milkwood님
‘스밀라의 눈에 대한 감각’ 제목 이야기 – milkwood님
영어 제목은 무엇이오?
원본은 덴마크어. 영문판으로는 두가지 번역본이 있다는군요. Delta사의 『Smilla’s Sense of Snow』, The Harvill Press사의 『Miss Smilla’s Felling for Sno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