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니 토드: 어느 잔혹한 이발사 이야기

언제 한번 봐야지 하고 계속 미뤄두다가 이제야 보게 된 영화. 팀 버튼+조니 뎁+헬레나 본햄 카터라는 환상의 라인업에도 불구하고, 팀 버튼의 영화는 그 특유의 분위기 때문에 언제나 망설이게 되는게 사실입니다. 역시나 이번에도 기대에 어긋나지 않게 환상적이면서도 을씨년스러운 분위기와 잔혹함과 아름다움이 묘하게 맞물린 영상을 보여주더군요. 역시 팀 버튼, 역시 조니 뎁이라고 되새기면서 한편으로는 살짝 역겨운 느낌이 들락말락하는 묘한 지점까지 다녀왔습니다. 하지만, 그래서 팀 버튼의 작품이 멋진거죠 –;;;

한 판사의 잘못된 욕망 덕분에 죄인으로 취급받고 15년간 바다를 떠돌다 돌아온 이발사 스위니 토드. 판사의 꼬임에 넘어간 아내는 독약을 먹었고, 남겨진 딸은 판사가 가둬놓고 키우다가 이제는 잡아먹으려고(야!) 하는 순간. 복수를 위해 스위니 토드는 자신의 집에 돌아가 다시 가게를 열고, 그를 사랑하는 아랫집 파이가게의 러벳 부인과 재료공급-금전적 이익으로 상부상조(?)하는 관계를 맺게 됩니다.

스위니 토드는 복수하려 하고, 러벳 부인은 사랑을 쟁취하려 하고, 판사는 소녀를 갖고자 하고, 소녀는 탈출하고자 합니다. 여기에 소녀를 구출하고자 하는 청년이 있고, 러벳 부인을 좋아하는 소년이 또 있습니다. 이런 사람들의 맞물리는 관계 속에서 한 단계 한 단계를 거쳐가며 토드는 복수에서 살인으로, 그리고 비극의 주인공으로 변모하게 되죠.

을씨년스러운 런던의 분위기 속에서 조니 뎁은 한단계 한단계 광기를 보이며 변해가는 스위니 토드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여기에 러벳 부인의 잘못된 사랑 – 사랑을 위해서라면 뭐든지 하겠다는 광기어린 모습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헬레나 본햄 카터의 연기가 더 눈에 띄더군요. 터핀 판사 역의 앨런 릭맨은 무표정한 모습으로 잔인함의 포스를 보여주면서 정말 냉정한 악역을 보여주고요 (하지만 자꾸만 러브 액츄얼리의 모습이 떠올라서..^^).

오스카 와일드를 연상시키는 탐미주의적인 아름다움이 빛을 발하는 한 편의 영화입니다. 호불호가 선명하게 갈릴수도 있는 작품이니, 평소 팀 버튼의 작품을 좋아하는 사람한테만 추천할 수 있겠군요.

링크:
스위니 토드- 08.1.18.롯데시네마 홍대 by EST_님
영화감상: 스위니 토드 – 어느 잔혹한 이발사 이야기 by 올렛 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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