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만에 본 영화 세 편입니다. 극장에서 본건 겨울왕국 한편이지만..
1. 007 스카이폴
대니얼 크레이그가 나이들어 은퇴를 앞둔(?) 007을 연기합니다. M도 역시나 오랜 동안 첩보조직 MI6의 수장을 맡다 보니 시대의 요구에 따라 사퇴를 권고받기도 하죠. 이 두 노장을 중심으로 이제는 적국이나 특정 조직이 아닌, 예전 조직원의 증오를 상대로 한 전쟁에 돌입합니다. 내부를 잘 아는만큼 본부도 털리고, M도 쫓기는 입장이 되죠.
예전 007을 띄엄띄엄 보기는 했지만, M 역의 주디 덴치는 너무나 멋있고 그녀가 말하는 한마디 한마디가 주옥같습니다. 또한 중간중간 등장하는 예전 시리즈의 패러디 – 특히나 예전의 본드카의 재등장 – 은 재미를 더합니다. 액션영화이기에는 요즘 블록버스터 대비 맛이 덜하지만, 진지하게 무게잡고 앉아있는 전쟁 영웅같은 느낌을 주는 영화네요.
We are not now that strength which in old days
Moved earth and heaven; that which we are, we are;
One equal temper of heroic hearts,
Made weak by time and fate, but strong in will
To strive, to seek, to find, and not to yield.
그리고 이제는 비록 지난날 하늘과 땅을 움직였던
그러한 힘을 갖고 있지 못하지만, 지금의 우리는 우리로다.
한결같이 변함없는 영웅적 기백(氣魄),
세월과 운명에 의해 쇠약해졌지만, 의지는 강하도다,
분투하고 추구하고 발견하고 결코 굴하지 않으리니
2. 겨울왕국
간만의 디즈니 애니메이션이네요. 한참동안 네트상에서 이슈가 될 때는 못봤다가 극장에서 내리기 직전에야 아슬아슬하게 감상했습니다.
엘사와 안나의 우애를 바탕으로 한 이야기더군요. 안데르센의 원작과는 사뭇 다른 느낌이지만 이런 느낌이 디즈니스럽다는 생각도 듭니다. 예전 인어공주 때도 그랬고 말이여요. 이번에 이슈가 된 것은 남자보다 자매를 택했다는 그 하나가 임팩트가 되어서가 아닌가.. 싶기도 하고, 나름 덕 들을 자극할만한 소재가 꽤나 많았다는것도 한가지 요인이 아니었을까 싶어요. (Go away, Anna 라든지.. ㅋㅋ)
어쨌든, 간만의 디즈니 애니메이션 좋았습니다. 오프닝의 미키가 나오는 단편도 정말 재밌더군요 🙂
3. 그래비티
사실 이런 영화는 좀 보기 힘들어요. 영화가 진행될수록 주인공의 고난은 점점 더 심해지고 더 어려워져서 가슴이 죄어오는.. 하지만 우주란 곳이 보기만큼 낭만적인 곳은 아니란거, 얼만큼 위험한 곳이고 작은 동작이나 작은 물건 하나가 얼마나 치명적일 수 있는지를 보여주네요. 우주는 사람에게 친근한 곳이 아니란걸 새삼 실감했다능..
어쨌든, 마지막의 엔딩은 쇼생크를 떠올리게 하는 장면이었습니다. 지구는 참 좋은 곳이에요. 참, 조지 클루니 멋있는줄은 알았지만 역시 멋지네요. 그리고 여배우는.. 산드라 블록이란거 엔딩크레딧 올라갈때서야 알았습니다. –; 아, 이 얼굴 못알아보는거 어쩌려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