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워즈 에피소드 3: 시스의 복수


드디어 보았습니다. 프리퀄 시리즈 3부작의 7년(1999~2005)만의 완결편. 보이지 않는 위협(Phantom Manace)과 클론의 습격(Attack of the Clones)이 조금 실망스러웠기에 별 기대를 안해서인지 이번 시스의 복수(Revenge of the Sith)는 꽤 괜찮았다는 느낌입니다. 어쩌면 엄청난 지지도에도 불구하고 앞의 두 편에서는 모습을 보이지 못했던 다스베이더 경의 탄생이란 점에서 저절로 만족하게 되었는지도 모르겠네요 ^^

아나킨의 사랑과 갈등, 그리고 파멸로 이어지는 이 이야기는 ‘그렇게 될 수밖에 없었던 운명’에 관한 것으로 이야기됩니다. 선택된 자(chosen one)로서 전쟁을 끝내고 평화를 가져올 것이라 예견되었던 운명, 그리고 그에 걸맞는 탁월한 능력. 기대대로 아나킨은 누구도 견주기 힘들 정도로 강하게 자라났고, 각종 임무에서 기대 이상의 힘을 보여줍니다. 하지만 스타워즈에서의 균형(balance)이란 매트릭스에서의 균형과는 다른 것이었나봅니다.


매트릭스의 네오(Neo)는 세계의 균형을 가져올 존재였고, 기대대로 인간과 기계 사이의 평화를 가져옵니다. 물론, 그 평화의 모습은 시온의 인간들이 바랬던 모습과는 달랐지만 모두가 만족할 만한 결과였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아나킨은? 우선 든 생각은 아나킨의 균형은 포스와 다크포스간의 균형, 제다이와 시스의 균형, 시대의 균형이 아닐까 하는 것이었어요.

하지만, 그런 운명이 된 것이 과연 아나킨만의 책임일까요? 어릴적 순수하고 밝았던 아나킨에게 그림자를 드리운 것은 어머니와 헤어지도록 만든 콰이곤과 오비완이었습니다. 간신히 제다이 사원에 도착한 그에게 거부감을 준 것 도한 아나킨에게 의심을 가진 요다를 비롯한 원로들이었어요. 그러한 아나킨을 구원해준 것은 누구보다 그를 믿어주고 품어준 파드메였습니다. 하지만 그것이 다시 의심과 불신의 씨앗이 되고, 결국 위기에 처한 파드메를 위해 아나킨이 의지할 곳은 제다이가 아닌 팰퍼타인이 되어버린 것이죠. 마지막 오비완과의 대결에서 아나킨은 자신의 팔다리뿐만 아니라 마지막 믿고 있던 사제간의 정까지 끊어버린 것인지도 모르겠군요.


스타워즈 프리퀄은 사람과 사람의 관계, 믿음, 사랑, 그리고 의심, 두려움에 관한 영화였다는 생각이 듭니다. SF라는 껍데기를 쓰고 있지만 루카스가 담고자 했던 것은 결국 요다의 명언 – Fear is the path to the dark side. Fear leads to anger. Anger leads to hate. Hate leads to suffering.- 이 아니었을까요?

차후 (아마도) 러닝타임이 늘어난 DVD가 발매되면 Ep.1부터 Ep.6까지 차례로 보고 싶습니다. 그럼으로써 그의 발자취를 쫓아가면서 조금 더 아나킨의 마음을 이해하고, 그의 마지막을 지켜볼 수 있지 않을까 싶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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