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팀보이

사용자 삽입 이미지썸머워즈에 이어서, 한참동안 미뤄두었던 스팀보이를 드디어 봤습니다. 역시나 아이폰 덕분. 자리잡고 앉아서 보기 힘든 극장판이, 아이폰으로 보면 어쩌다 기다리는 시간이 길어질 때, 혹은 이동시간이 길어질 때 끄집어내서 보기가 딱이라서 그런거 같네요. 아아, 문명에 이기란 이런 것이구나^^

2005년에 선라이즈 제작으로 개봉한 스팀보이는 19세기 중반 산업혁명 당시의 영국을 배경으로 한 작품입니다. 스티븐슨과 쌍벽을 이루며 새로운 아이디어로 발명품을 선보이던 스팀 3대의 걸작 스팀볼을 두고 벌어지는 쟁탈전을 그리고 있죠. 과학은 인류를 위해서 쓰여만 한다는 조부 로이드, 과학의 힘을 선보여야 그 길을 향해 사람들이 따라온다는 부친 에디, 그리고 이들을 둘러싼 대영제국과 군수산업체 오하라 재단의 전쟁 사이에서 아들 레이가 자신이 갈 길을 정해 나가는 모습을 그립니다.

증기기관을 응용한 탱크와 잠수정, 중장갑보병과 공중병, 잠수병 등 아이디어를 시험하는 각종 장비들을 보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그와 함께 영국 만국박람회의 크리스탈 팰리스와 타워 브릿지 등 산업혁명기 런던의 모습도 정겹구요 – 만화 ‘엠마’ 덕분인듯 ^^ – 그렇지만 인물에 대한 묘사는 미야자키 하야오의 미래소년 코난을 상당히 따라한것 같아요. 에디 스팀 박사는 딱 라나의 아버지 라오 박사와, 스티븐슨의 비서 데이브는 코난의 악역 레프카와 상당히 이미지가 겹치는군요.

영상과 음악, 설정은 상당히 멋있지만 스토리와 스토리를 둘러싼 철학적 깊이가 좀 아쉬운 작품입니다. 그렇지만 둔하고 구태의연하게만 느껴졌던 증기기관이 얼마나 멋지게 묘사될 수 있는지 궁금하신 분은 보면 후회하지 않으실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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