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렉산더


블록버스터성 역사물이 쏟아져나오는 가운데, 조용히 개봉해서 잠깐 빤짝 하다가 사라진 영화로 기억하고 있었습니다. 러닝타임이 상당히 길어 그 때문에 흥행에 실패한걸로 알고 있었는데, 독특한 관점에서 묘사했다는 소리를 들어 언제 한번 봐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었네요.

그리하여 시간이 남는 토요일 오후, 알렉산더를 보았습니다. 세시간 가까운 러닝타임은 정말.. 하지만 그리스에 대한 묘사와 알렉산더의 여린 마음, 그를 받쳐준 동료들과 모친에 대한 증오, 그리고 진격의 발걸음이 멈췄을 때의 흔들림. 이 모든 것을 담아내었다는 것이 놀랍더군요. 의외의 내용이었지만, 마지막 엔딩 크레딧에서 올리버 스톤이란 이름을 발견하고 ‘아하’ 싶더라구요.

위대한 업적을 이룬 사람들은 컴플렉스에 시달린 경우가 많았던 것 같습니다. 너무나 민감하고 자신감에 차 있기에 오히려 그랬던게 아닌가 싶어요. 그러기에 더욱 몰두하고 몰두해서 새로운 성취를 이루지 않았을까요. 처음에는 콜린 파렐이 알렉산더란 거대한 인물에는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했음에도, 영화가 끝날 즈음에서는 어울린다고 생각했어요. 그 내면이 반영된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큰 짐을 하나 던 기분이군요. 하아, 알렉산더를 따라 머나먼 동방원정을 다녀온 듯.. 또 가라면 못갈거 같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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