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드보이

영제: Oldboy (2003)
감독: 박찬욱
주연: 최민식, 유지태, 강혜정
원작: 스치야 가롱

정말 강렬했다. 최민식도, 유지태도, 강혜정도.

원래 몇 주 전부터 있던 약속이 취소되는 바람에 예정에도 없이 갑작스럽게 보게 되었다. 최민식과 유지태가 모두 멋진 연기를 보여준다, 15년 동안 갇혀있단다, 등의 말만 여기저기서 들어본 터라 궁금하기도 했고.

영화 보는 내내 정말 숨이 가빴다. 한 순간도 마음을 놓을 수 없었다. 대단한 편집과 연출 – 역시 박찬욱 답다. 연기력에 있어서도 최민식은 물론 대단했고, 유지태도 봄날은 간다 이후 최고조에 이른 모습. 뭔가 세상에 적응하지 못하는 듯한 어눌함과 분노를 함께 보여주는 최민식, 빈틈없고 냉혈하면서도 어딘가 허함이 보여지는 유지태, 강렬했다.

아무래도 소재 자체가 한국 작가라면 쉽게 다룰 수 있는 내용이 아니라서 일본 원작과 한국 영화가 합쳐진 덕분에 이런 멋진 영화가 나올 수 있었다는 생각이다. 한국 작가가 일본 작가보다 못하다는 게 아니라 서로 생각의 방향이 다르기 때문에 접근 방식이 신선했다고나 할까? 이런 시도 덕분에 사고의 틀을 깰 수 있는 멋진 반전을 볼 수 있었던 듯. 이렇게 사고의 벽을 깨는 작품을 보게 되면 영화건 전시건 공연이건 간에 항상 고마운 생각이 든다 🙂

아쉬운 점은 비밀이 밝혀진 뒤 최민식의 조금 지나친 오버액션, 그리고 뒷맛이 개운하지 않을 정도로 지나치게 강렬한 임팩트 정도? 자꾸만 최민식의 클로즈업된 얼굴과 유지태의 누드가 눈앞에서 아른거리니 좀 불편하다. 우웅.. 🙁

추천하고 싶은 영화다. 그렇지만 둘보다는 혼자 가는 게 영화를 더 즐길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느낌.

기억에 남는 대사:
“내 이름이요, 늘만 습하며 산다 해서 오.대.수.라구요” – 최민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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