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인 이야기 1 – 김시덕 지음/메디치미디어 |
동아시아, 해양과 대륙이 맞서다를 재미있게 읽은 터에 도서관에 김시덕 작가의 최신간이 있어 빌려보게 되었습니다. 전작과 동일하게 동아시아뿐만 아니라 동남아시아, 인도까지의 국제정세를 염두에 둔 시선으로 일본의 전국시대 이후부터 도쿠가와 막부 초기까지의 역사를 다루고 있네요.
더불어 일본에는 어떻게 서양 세력과 접촉했고, 그 서양 세력은 누구였는지 등등을 카톨릭의 전래와 흥망이라는 소재를 통해 서술하고 있어 흥미로왔습니다. 하나로 뭉뚱그려 종교를 앞세운 유럽의 진출이고 이야기한게 아니라, 초기 무력으로 정복하고자 밀고들어왔던 포르투갈과 스페인이 전투에서 패퇴하면서 무역만 진행하는 정책으로 전환하고, 이 과정에서 교역이 허가된 큐슈 서북단의 히라도, 그리고 나가사키가 중심무역지가 된 사연, 그리고 이곳을 통해 카톨릭이 전파되면서 그것이 일본인에게 미친 영향이 잘 서술되어 있었네요.
그 후 임진왜란이 시작되면서 조선과 가장 가까운 지역의 다이묘, 곧 카톨릭이 융성한 지역의 다이묘가 임진왜란의 선발대로 나서게 되어 코니시 유키나가, 카토 키요마사가 카톨릭 신부와 함께 조선땅을 밟게 되었다는 사실도 신선했습니다. 나중에 코니시 유키나가는 신앙을 위해 영지도 반납하고 카톨릭이 금지된 일본을 떠나 필리핀으로 가서 여생을 마쳤다고 하더군요.
카톨릭이 일본의 도쿠가와 막부에게 초기에는 받아들여지다가 나중에는 정권의 위협으로 여겨진 사연, 그리고 카톨릭 탄압 대신 서구의 정보를 전달하고 협력하는 자세를 보인 네덜란드의 전략과, 이로 인해 융성해진 네덜란드 학문 (난학) 연구 등 독특한 관점의 역사 이야기가 재미있었습니다. 다만, 시대순을 대략적으로 따르기는 하지만 종종 시간을 거슬러갔다가 다시 후반으로 갔다가 하는 서술이 매끄럽지는 않아 종종 헷갈리기는 하더군요.
아주 유려한 서술은 아니지만 진솔한 서술이기에 찬찬히 읽어보면 재미가 생겨나는 책이라고 생각되네요. 2권도 흥미로운 내용이 펼쳐지길 기대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