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입소문에 힘입어 감상한 2019년판 작은아씨들, 그만큼 좋은 작품이었습니다. 7번째 영화화이지만 그만큼 2020 감성에 맞는 대화와 장면으로 가득가득한 점이 꽤나 맘에 들었네요.
이야기는 조가 뉴욕에서 자취하면서 글을 판매하러 가는 장면에서 시작합니다. 이때까지만 해도 1편이 아닌 2편부터 시작하는 이야기인가? 싶었으나 베스가 아프다는 이야기를 듣고 집으로 돌아가면서 회상하는 장면으로 돌아가네요. 이후에도 현재와 과거를 휙 휙 뛰어넘으면서 이야기가 전개됩니다. 덕분에 속도감이 상당히 있어서 지루할 틈이 없어요.
캐릭터로는 누구나 공감할 진히로인 조가 역시나 명불허전. 천방지축이고 순간적인 감정으로 강렬하게 행동하는 모습을 드러내면서도 순간순간 감성적인 문학도다운 면모를 보여주는건 모든 조가 보여주는 모습이지만서도, 시얼사 로넌의 조가 다른 점은 마지막 자기 글을 가지고 다시 맞닥뜨린 출판사 편집장 앞에서 적극적으로 자기를 드러내고 자기 것을 쟁취하는 모습에서 빛을 발합니다.
이에 대응할 만큼 강렬한 존재감을 드러내는 것은 의외로 막내 에이미입니다. 에이미는 항상 철없고 보조적인 면에 그치던 이전 영화의 모습에서 벗어나, 혼자서 살려면 어떻게 하는지 대고모님과 이야기하고, 자기에게 주어진 기회를 잡아채면서 유럽행을 통해 자기 꿈과 독립적인 모습, 그리고 덤으로 로리까지 얻어내는 강렬함을 보여줍니다. 마지막에 마음을 졸이며 조와 자신의 약혼 이야기를 하는 장면이 정말 최고조인듯.
로리 역의 티모시 살라메는 의외의 발견. 연기 잘하는거야 콜바넴에서 익히 알았지만, 캐릭터 해석을 정말 신들린듯이 한듯. 부모에게서 떨어져 할아버지와만 지내온 헐렁헐렁 휘청휘청한 부자집 아들네미로서의 모습을 감탄이 나오게 연기해내네요. 대고모님(메릴 스트립!)과 어머니(로라 던)도 역시나 베테랑다운 연기를 보여줍니다. 반면에 베스는 가장 약한 캐릭터로 내려앉은 것 같아 아쉬움. 메그도 역시나 아쉬운 면이… 메그보다 자꾸만 헤르미온느가 보이는걸요 -_-;;;
어쨌거나, 그레타 거윅 감독님이 한방 날리셨습니다. 몇번씩 영화화되었던 작품이라도 이렇게 다시 쓸 수 있다고 세상을 향해 선포하는 듯한 멋진 작품이네요. 장면장면 의상의상 캐릭캐릭 모두 만족스러운 관람이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