톰 크루즈 주연의 영화입니다. 간만에 정말 아무런 정보도 없이 보러 간 영화라 그런지 무슨 장면이 튀어나올까 계속 궁금해하면서 봤어요. 예상과는 달리 상당히 진지한 내용이라 조금 당황스러웠지만 그런대로 괜찮았다는 느낌입니다.
[spoiler show=”스포일러라 가립니다” hide=”줄거리 닫기”]주인공은 예상과 달리 톰 크루즈가 아닌 흑인 택시운전사인 맥스(제이미 폭스). 어쩌다가 태운 빈센트(톰 크루즈)란 이름의 승객이 살인청부업자인 것을 알게 되면서 엉겁결에 그의 살인행각에 동참하게 되어버립니다. 사실 처음에는 빈센트를 태우지 않을 수도 있었는데 뒤쪽 택시를 부르는 것을 보고 자기가 손짓을 해서 태운게 화근. 돈 몇푼 벌려다가 고생하는 것을 보니 ‘왜 하필’ 이란 생각이 계속 들더라구요.
보통 헐리우드 영화라면 이런 설정에서는 맥스가 좌충우돌하면서 빈센트에게서 빠져나가려 하는 각종 노력과 잔머리에 초점을 맞추기 십상이지만, 의외로 마이클 만 감독은 ‘살인’ 에 대한 철학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누군지도 모르는 사람을 죽여달라는 부탁을 받아 돈을 받고 대신 살해해 주는 빈센트에게 있어 그것은 단순한 ‘일’ 일 뿐이죠.
저 멀리 아프리카에서는 몇만 명의 사람이 죽어가고, 대도시인 LA에서도 하루에 몇 명씩 노환이나 사고, 질병으로 죽어가는데 우리는 아무 생각 없이 살아갑니다. 빈센트는 누군가를 살해하지만, 피해자의 죽음은 아프리카나 LA의 모르는 사람의 죽음과 다를 바가 없다고 빈센트는 주장하죠. 맥스는 빈센트의 위협과 더불어 (이런 논리에 납득한건 아닐지라도) 자신이 모르는 사람, 죽어도 상관없는 사람이 죽는 것이라는 생각에 계속 빈센트를 다음 타겟이 있는 장소로 데려다주게 됩니다.
하지만 이런 논리는 그들이 (명목상으로는) 쉬러 들어간 재즈 바에서 틀어집니다. 연주를 듣고, 함께 재즈에 대해 이야기하고, 그의 삶에 대해 의견을 나누며 알게 된 주인장을 빈센트는 손쉽게 살해합니다. 뒤이어 그의 다음 타겟이 맥스가 좋아하는 여성 검사란 것을 알게 되자 맥스는 빈센트의 위협에도 불구하고 그녀를 돕기 위해 모든 힘을 다하게 되죠. 이후의 스토리는 뻔한 액션과 결말이니 생략 :)[/spoiler]
머리로는 모든 생명이 중요한 것이라 생각하지만, 어쩔 수 없는 사람이기에 우리는 아는 사람의 죽음에만 슬퍼하고, 아는 사람의 어려움에만 무엇인가 할 수 있는 일이 없을까 고민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아무 생각 없이 거절했던 일이 친한 누군가에게 피해를 끼쳤을 때 얼마나 당황스러웠던가 하는 생각도 드는군요.
영화 자체는 약간은 지루하고 여기저기 나사가 빠진듯한 부분 (무언가 할것같던 사람이 갑자기 죽어버린다던가..) 도 보이지만, 조금 고민할 만한 이야기인것 같습니다. 조금 더 다음어서 개봉했어도 좋을뻔 했어요.
덧, 제목인 ‘콜래트럴’ 이 영화의 내용과 무슨 연관성이 있는 것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