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랫랜더 – 레리 니븐 지음, 정소연 옮김/새파란상상 |
나름 흥미로왔지만 다시 잡게 될거 같지는 않은 SF였습니다. 상상 손이라는 특수한 능력을 가진 형사 길 해밀턴을 중심으로 미래의 장기이식과 밀매, 출산제한, 지역(?)간 갈등 등을 다루고 있는데, 설정은 상당히 매력적인 반면 풀어나가는 이야기는 그리 친절하지 않다는게 함정이네요.
중단편 다섯 편이 묶여 있는데, 처음 맛보게 되는 당혹감은 익숙치 않은 `미래의 구어체`였어요. 작중 인물들은 농담처럼, 혹은 일상어처럼 이야기하는데 독자는 이게 뭔 말이지 하게 된다는.. 거의 두 편째 들어가서야 이 사람들이 일상적으로 쓰는 말이구나 하긴 하는데, 그리 익숙해지지는 않더군요. 그래서인지 절정의 죽음 / 무력한 망자 두 편은 장기밀매라는 소재와 맞물려 개인적으로는 좀 불편했습니다.
하지만 조각보 소녀와 델 레이 크레이터의 여인 – 달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두 편은 상당히 즐거웠어요. 지구와 우주와 달, 세 서로 다른 곳을 거점으로 삼는 사람들의 갈등과 미스테리가 잘 어우러진 이야기였네요. 월인의 생활에 대한 묘사가 특히나 기억에 남아요.
앞으로 레리 니븐의 다른 소설들이 더 나올텐데, 어떨런지 모르겠습니다. 호불호가 상당히 갈릴 수 있을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