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으로 이전한 후 처음 방문. 예전 왕의 남자가 한참 이슈가 될 때, 연극 ‘이’를 이곳에 있는 극장 ‘용’에서 한다고 해서 관심을 가졌지만, 어찌어찌하다보니 지나가버렸네요. 그게 2006년이었으니 벌써 3년이 넘었네요. 거참..
추석연휴인데 마침 한국박물관 개관 100주년 기념특별전에 대한 소식을 신문을 통해 보고 한번 가보자 싶어 마나님과 함께 지하철을 타고 가보았답니다. 이촌역에서 상당히 가깝기도 하고, 넓은 부지에 시원시원하게 배치한 건물과 호수, 그리고 진입로 등이 마음에 들었어요. 봄에 오면 파릇파릇한 공원과 어우러져 산책하기 좋을것 같더군요.
하지만 기획전시관 앞에 가자 줄줄이 늘어선 사람들이라니 – 몽유도원도를 보려면 4시간을 기다려야 한다네요. 그래서 패스하고 바로 상설전시관으로 들어가 주로 도자기(고려시대,조선시대)를 들여다보며 예전에 가본 리움의 전시품을 다시 되새겨보았답니다. 그런거 보면 삼성가에서 상당히 보는 눈이 있었나봐요. 국립박물관보다 오히려 더 알짜배기만 모아놓은듯한 느낌이라니.
3층의 전통찻집에서 모과차와 귤피차를 먹어봤는데, 건강엔 귤피차가 좋을지 모르나 맛은 모과차 압승! 약간 달콤하면서도 모과향이 솔솔 피어오르는게 매우 맛있습니다.
그리고 추석날, 전날 못본 아쉬움을 달래기 위해 아침 일찍 기획전시관을 찾았습니다. 명절 당일날이라서인지 꽤 앞쪽에 줄서서 몽유도원도를 볼 수 있었어요. 그림 자체는 상당히 작지만 아스라히 보이는 비경의 묘사가 볼만했습니다. 어찌보면 그림 자체보다 이를 보고 당대의 명사들이 붙인 글이 더 멋진건지도 모르겠어요. 그림보다 글이 차지하는 길이가 훨씬 길더라구요.
그 밖에도 수월관음도, 천마도, 훈민정음헤례본 등 말로만 들어본 유물들을 한번에 볼수있어 좋았네요. 인쇄물로만 보는것과 실제 가서 보는것의 차이는 이제까지 미술작품을 보아오면서 익히 느꼈던건데, 박물관에서도 마찬가지인것 같습니다. 그런만큼 종종 미술관뿐만 아니라 박물관도 들러볼까 하는 마음이 드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