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트로 오키나와 – 남원상 지음/따비 |
어렴풋하게 알고 있던 오키나와의 면모를 지방의 역사와 연관된 먹거리와 현지의 오래된 식당을 통해 엿보는 독특한 기획의 책입니다. 일단은 여행책자이면서도 약간 에세이같은 느낌도 드네요.
오키나와는 현재는 일본령이지만 역사적으로는 중국에 조공을 바치던 일본과 동등한 (혹은 오히려 더 우위에 있는) 류쿠 왕국이라는 독립국이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임진왜란 이후 군사적으로 강력했던 (하지만 중국과의 교류가 끊긴) 일본이 평화에 취해 비무장 정책의 무역국이었던 류쿠를 중국과의 교류 통로로 삼기 위해 침략합니다. 이후 류쿠는 중국과 일본, 양국에 조공을 바치게 되고 훗날 일본과 합병되죠. 하지만 2차대전 이후 미군이 진주하면서 오키나와를 점령, 군사기지를 설치하면서 미국령으로 통치하다가 일본에 반환하면서 현재는 일본의 최남단 현으로 남게 됩니다.
그래서 이 책에서 소개하는 음식들은 류쿠의 전통, 미국의 영향, 일본의 먹거리가 짬뽕된 독특한 구성을 하게 되네요. 일단 류쿠의 전통음식이라면 야채샐러드 격의 참푸르와 전통주인 아와모리가 있고, 미국의 영향으로 퍼진 스테이크와 타코라이스, 패스트푸드인 A&W가 소개됩니다. 그리고 일본의 영향이 반영된 오키나와 소바(실제로는 돼지고기 우동인데 소바라고..)가 이야기되고, 사탕수수 재배로 유명해진 설탕을 활용한 사타안다기나 돼지고기 기름을 베이스로 한 친스코, 자색고구마나 시콰사 레몬 등의 디저트/오미야게류도 잠깐 언급됩니다.
마지막에 가볼만한 여행지도 잠깐 언급되긴 하지만 작가분들이 들렀던 곳의 나열같은 느낌이라 음식이 확실히 기억에 남는 책이네요. 그래서 먹으러 다니는 여행 컨텐츠를 보는 느낌으로 즐겁게 볼 수 있었습니다. 다음에 기회가 되면 이런 다양한 식당을 다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