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노우맨 – 요 네스뵈 지음, 노진선 옮김/비채 |
노르웨이를 배경으로 한 요 네스뵈의 스릴러 대표작입니다. 작가 이름과 책 제목을 많이 들어본 터라 리디북스에서 행사할 때 업어왔어요. 하지만 스릴러란 장르가 제 독서 취향에 딱 들어맞지는 않는터라 완독하는데 꽤 시간이 걸렸네요. 같은 북구 스릴러라도 스티그 라르손의 밀레니엄 3부작이 조금 더 트렌디하다면 해리 홀레 형사를 중심으로 하는 이 작품은 좀더 하드보일드같은 느낌이 많이 들어요. 필립 말로가 떠오르네요.
오슬로를 배경으로 주로 여성들을 대상으로 한 연쇄살인이 펼쳐집니다. 그곳에는 항상 눈사람과 관계된 무언가가 있어 살인범을 스노우맨이라는 이름으로 부르게 되죠. 해리 홀레는 다양한 사람들과 상황을 근거로 범인을 추적하지만, 매 건마다 과연 연관이 있는지, 겹치는 상황이 있는지가 다양하게 중첩되어 어디서부터 사건이 시작되었는지 스토리를 쫓아가기가 꽤나 어렵습니다. 더구나 누군가가 범인으로 지목되지만 나중에 뒤집히는 경우가 계속되다보니 중후반까지도 진도가 잘 나가질 않더군요.
하지만 막판이 되면서 결국 범인을 몰아넣고 결말에 다다르면서 묵었던 체증이 싹 내려갑니다. 진득이 앉아서 추측해 나가는 스타일이라기보다는 주인공이 고난을 헤쳐나가는걸 영상을 보면서 감상하는 느낌의 작품이더라구요. 한참 보고 나서야 ‘아, 이런 스타일로 읽는게 더 맞겠구나’라는 느낌이랄까요. 처음에는 왜 이 책을 펼쳤을까 고민했는데, 읽고 나서는 왜 인기가 있는지 알것 같네요.
다양한 책을 보다 보면 조금 더 생각의 범위, 즐길 수 있는 분야의 범위도 넓어지지 않을까 기대해 봅니다. 북구 스릴러라도 정말 다양한 스타일이 있다는 느낌, 그러면서도 공통적으로 관통하는 서늘함, 시원함, 눈 같은 이미지 같은게 있다는 생각입니다. 잘 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