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일, 전시회 마감 하루 전에 잠시 시간을 내어 다녀왔습니다. 강남신세계 지하에 전시를 할만한 공간이 있었나 했는데, 의외로 공간을 알차게 사용해서 전시를 잘 해놓았더군요.
전시의 주요 내용은 스즈메의 문단속 콘티와 애니화를 위한 과정, 그리고 인물들과 공간, 사물의 디자인에 대한 내용입니다. 군데군데 스토리의 주요 소품을 제작해놓은 씬도 있어 흥미로왔어요. 귤이 막 쏟아지던 장면에서 그물로 귤을 회수하는 소타 의자의 활약, 스즈메가 스쿠터 뒷자리에 앉아 쓰게 되는 헬멧이라든가, 스즈메가 들고 이동하는 보스턴백이라든가 등등.
하지만 메인은 역시 콘티. 거의 작화 수준의 장면 묘사와 인물들의 대사가 적혀진 내용을 보면 작품의 장면장면이 새록새록 나타나고, 이를 옆의 화면에 있는 장면과 계속 비교하면서 보는 재미가 있더군요. 그리고 애니 제작 과정도 이런 초기 작화를 컷바이컷으로 영상처럼 넘기는 1차, 흑백에 약간의 포인트를 가미해 영상의 느낌을 잡아보는 2차, 원화 기준으로 작성한 초기본, 그리고 여기에 색상과 빛, 그리고 세부 보정을 한 마무리까지 4단계로 소개되는 영상 제작 과정도 매우 흥미로왔습니다. 이 과정에 2년 반이 넘게 걸렸다죠.
흥미로운 전시 내용에 비해 굿즈는 좀 별로인 느낌. 사실 다이진이 가득 그려진 잠옷은 좀 귀여웠지만 싱글 사이즈였고, 패브릭 포스터도 괜찮아 보이긴 했지만 전반적으로 억지스러운 메모지나 노트 등이 어마무시한 가격으로 나와있어 발길을 돌리게 되더군요. 아쉽.
원래 아이와 함께 갈까 했는데 급격히 관심히 떨어졌는지 별로라고 해서 갈까말까 했는데 그래도 때를 놓치지 않고 잘 볼 수 있어 다행이었다는 생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