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이국기 10 – 오노 후유미 지음, 김윤주 옮김/조은세상(북두) |
너무 멋지다. 요코가 처음 십이국기의 세계로 흘러가 교국을 헤메이던 모습이 어제같은데, 경왕으로 등극하고 경국을 안정시키더니, 이제는 새로운 세계에의 적응을 넘어서 새로운 피의 수혈이라는 멋진 역할을 하기 시작한다.
단지 자신의 국가의 일에만 급급하고 그 너머를 보지 못하는, 아니 보려고 하지도 않는 경직된 사고를 뛰어넘어, 각국의 힘을 모아 도움을 필요로 하는 대국을 위해 ‘할 수 있는 데까지는’ 힘을 빌려주는 모습은 이미 훌륭한 국왕의 모습이었다. 아직까지도 약간씩의 어수룩한 태도나 작은 갈등은 남아있지만 경왕 요코의 이런 모습은 다음 권을 더욱 기대하게 하는 그런 매력이 있다.
어떤 것을 이루었더라도 그것으로 끝이 아니다. 해야 할 일은 그만큼 더 많아지게 된다. 십이국기는 요즘의 정치 상황에 대해서도 여러 가지를 시사해 주어 더욱 놀라운 느낌을 주었다.
– p.39
「반수같은 것, 토비같은 것이라고요? 그런 생각을 하는 자는 반드시 권위를 내세웁니다. 그런 자에 권위를 줄 수는 없겠지요.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기는 사람은 없습니다. 둘째로, 그것을 입에 올리는 것을 부끄러워하지 않는 자는 도가 무엇인지 이해할 리가 없고, 도를 모르는 자는 정치에 참여할 자격이 없습니다. 셋째로, 실상을 모르는 자에게는 비판할 자격이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실상을 알려고 하기에 앞서 억측으로 죄를 만들고, 그 죄를 근거로 타인을 재판하는 것을 의문으로 여기지 못하는 자는, 어떤 형태의 권한도 줄 수 없습니다. 이것이 넷째. 또한 다섯째, 그러한 자기의 어리석음과 부족을 자각하지 못하고, 자기 불우를 가볍게 남의 탓으로 돌려 탄핵하려는 자를 신임할 수는 없겠지요. 더구나 법에 어긋나고 도에 어긋나는 수단으로 그것을 완수하려고 하는 인물은 위험인물이라고 해야 합니다. 위험한 인물을 주상의 주위에 둘 수는 결단코 없습니다. 이것이 그들을 중용하지 않았던 이유의 여섯째입니다.」
– p.232
너무나 지금의 상황과 비슷한 이야기를 해서 놀랐다. 따로 설명을 안해도 인용문 자체로 충분할듯. 오노 후유미는 예언자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