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이국기 11 – 오노 후유미 지음, 김윤주 옮김/조은세상(북두) |
생각도 않고 있었는데 갑자기 출판된 십이국기 11권입니다. 원서는 교보 일서부에서 본지 워낙 오래되어 나오지 않으려나보다 하고 있었는데 출판되어 기쁘군요. 메인 스토리라인은 아니고 다섯 편의 단편을 모은 단편집 형식입니다만, 그 에피소드 하나하나가 마음을 울리는 내용이라 너무 좋습니다. 십이국기의 세계, 빠져들면 헤어나오지 못하는것 같군요 🙂
첫 이야기 동영(冬榮)은 타이키의 성장, 두번째 승월(乘月)은 쇼우케이가 떠난 후의 방(芳)의 이야기, 세번째 서간(書簡)은 경왕 요코가 라크슌(꺄아~)에게 보낸 편지, 네번째 화서(華胥)는 재(才)의 몰락, 다섯째 귀산(歸山)은 주(奏)의 번영과 류(柳)의 몰락을 비교한 에피소드입니다. 뜻밖에도 예전에 본 애니판 십이국기 중 몇몇 이야기에 승월(乘月), 서간(書簡)의 내용이 담겨 있었더군요.
다 좋았지만, 가장 마음에 들었던 것은 타이틀인 화서(華胥). 예전의 잘못된 정치를 뒤엎고자 과감하게 시작한 개혁과 수많은 걸림돌로 인한 좌절 속에서 왕을 비롯한 신하들이 ‘비판하는 것’과 ‘실행하는 것’과의 간격을 체감해 나가는 이야기에요. 나는 옳은 것을 하고 있는데 왜 나아지는 것이 없을까? 나는 열심히 하는데 왜 아무도 인정해주지 않지? 이런 의문 속에서 각자의 마음은 갈수록 황폐해지지만 그런 과정 또한 나라를 다시 일으키기 위한 과정이었을지도요. 역시나 10권과 마찬가지로 우리나라의 상황을 대입해서 읽게 되는 스토리였습니다. 가슴이 조금 아팠어요.
흑백논리로 모든 것을 판단할 수는 없겠지요. 고집이 필요할 때도 있겠지만, 조금 더 열린 마음으로 살아갈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