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버 더 초이스 – 이영도 지음/황금가지 |
한가지 아이디어에 매몰된 작가의 패착..이랄까요? 전작 오버 더 호라이즌까지는 어느 정도의 필력과 그 문장 속에 숨겨진 독특한 해석으로 매력을 뿝어내었던 작가님이 오랜만에 발표한 이번 작품에서는 예전의 날카로움을 보여주지 못하는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전작에서 몇번 등장한 보안관 조수 티르 스트라이크와 그가 살고있는 마을을 배경으로, 검이 찾아다니는 왕과 그를 막으려는 백금기사, 그 사이에 휘말린 마을 사람들의 소동이 주요 소재입니다. 한 아이의 죽음, 노상에서의 마차 사고와 구출된 소년, 아이를 잃은 엄마, 순회판사와 서기, 보안관과 조수 등등 전작에서도 등장한 인물들은 그대로인데 각각의 이야기가 연결되는 방식이 워낙 혼란스러워서 읽기 힘들더군요. 특히나 티르와 세탁풀이 정체성 혼란을 느끼는 부분부터는.. 인물이 혼란스럽다고 독자가 혼란스러워서야.. 작가님은 머리속에 구도를 짜놓고 이야기를 전개를 하셨겠지만 그 구도를 처음으로 그려가는 독자 입장에서는 읽고 나서도 그려지지 않은 부분이 많은데 이를 어찌해야 할까나요.
소재 자체는 참신하기에 조금 더 명확한 구성으로 풀어줬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많은 작품입니다. 차기작에서는 조금 더 신경을 써 주셨으면 하는 마음이네요. 14년만에 보게 된 신작인데 또다시 십몇년을 기다려야 할지.. 아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