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지구를 지켜라’를 본 이상 독특하다는 수식어를 다른 영화에는 붙이기 어려울것 같습니다. 마이너스러우면서 코믹한 외계침략이란 소재에 스릴러풍의 음모론, 그리고 신하균과 백윤식의 시치미 뚝 떼고 자신의 캐릭터에 몰입해버린 연기. 부분부분을 따로 떼어놓아봐도 흠잡을데 없이 꽉 짜여진 연출. 재밌었어요. 다만 캐릭터나 배경의 설정 때문인지 마음을 풀어놓고 볼 수 있는 영화는 아닌지라 다시 보고 싶은 생각은 별로 들지 않을 것 같습니다.
영화를 보다 보니, ‘지구를 지켜라’와 ‘X-File’의 차이에 생각이 미쳤습니다. 특히 우리나라 영화에서의 코믹성에 대한 점에서요. ‘지구를 지켜라’를 비롯한 대부분의 한국 영화에서는 대부분의 코믹적 요소가 TV의 코미디 프로그램같이 비틀린 대사와 표정을 통해서 전달됩니다. 이런 것도 재미있기는 하지만 많은 영화에서 계속 반복되니 진부하게 느껴지더군요. 진지하게 이야기를 진행해 나가면서도 멀더와 스컬리간의 대화나 상황의 아이러니에 의해 웃음이 배어나오는 ‘X-File’의 코믹적 요소를 보여주는 이야기를 해줄 수는 없었을까 하는 아쉬움이 들더군요.계속해서 한국 영화는 학원물이든 조폭물이든 코믹으로 승부를 하는것 같습니다. 조금 마음을 가다듬고 진지한 모습을 보여주는 명작도 나타나 주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