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출장은 짧았지만 같이 간 사람들이 나름 와인을 즐겨먹는 사람들이라 새로운 와인 두 가지를 마실 기회가 있었습니다. 주로 시내의 Galleria Kaufhof 식품매장에서 안주거리와 함께 와인을 구입해서 숙소에서 마지막날 밤을 마무리하곤 하는데, 이번에는 일행이 세 명이고 해서 중상급 와인 한 병보다는 저렴하게 두 병을 따기로 했죠. 그래서 선택된것이 스페인의 Gran Sangre de Toro와 프랑스의 Connetable Talbot. 둘다 2005년산이었던것 같은데 가물가물 하군요.
Gran Sangre de Toro는 스페인 Torres 사의 와인인데 스페인 와인치고는 특이하게도 그르나슈가 메인 품종입니다. 상당히 강하고 산미가 있어 쉽게 넘기기는 힘들더군요. 나름 새콤해서 재밌기는 했습니다만, 아직은 강한 맛에 잘 적응이 되지는 않네요 🙂
Connetable Talbot는 보르도 St.Julien의 Ch.Talbot의 세컨드 라벨입니다. 보르도 치고는 강한 개성을 갖고 있는거 같지는 않지만, 적절하게 균형잡힌 부드러운 맛이더군요. 어쩌면 먼저 마신 그란 상그레 드 토로가 강해서 더 그렇게 느껴졌는지도요. 그래도 마지막까지 부담없이 마실 수 있어 좋았습니다.
사실 귀국할때 가져가려고 한 병을 더 구입했더랍니다. 이태리의 아마로네 – 풀네임은 Bolla Amarone della Valpolicella 2005년산이에요. 베네토 지방의 반건조 포도로 만든 와인이라는데, 그런만큼 상당히 맛이 진하고 따랐을때 향기가 풍부합니다. 간만에 부모님과 식사할 일이 생겨 연경에서 중국요리와 함께 열었답니다. 잔에 따르자 퍼지는 향이 좋아요. 아마로네라는 단어가 쓰다는 뜻이라는데, 쓰다기보다는 오히려 쫄깃한 맛이랄까, 느끼하지 않고 깔끔한 뒷맛이 오히려 마음에 들었습니다. 맛이 연한 냉채보다는 양념이 있는 새우나 닭고기에 잘 어울리더군요.
어쩌다보니 와인을 세가지나 맛보게 된 한주였습니다. 사온게 한병 더 있지만, 그건 나중의 즐거움으로 남겨두도록 하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