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공에서 춤추다 – 낸시 크레스 지음, 정소연 옮김/폴라북스(현대문학) |
한동안 가방을 놓고 다니느라 폰만 들고 다녔더니 책 읽는 속도가 느려졌었네요. 주말에 간만에 속도를 내어 한권을 주파했습니다. 낸시 크레스는 처음 접하는 작가인데 이야기 소재 면이나 줄거리를 풀어나가는 면이나 참 탄탄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첫 이야기인 ‘스페인의 거지들’도 그랬지만, 마지막의 ‘허공에서 춤추다’는 유전공학과 발레라는 먼 거리를 같은 공간으로 끌고들어오고, 서로 접할 일이 적어 보이는 학부모와 뉴욕발레단의 경호견, 그리고 발레리나를 하나의 이야기로 엮어들어오는 솜씨가 정말 감탄스러웠어요. 이 책에서 제일 마음에 드는 이야기였네요.
그 밖에도 자매간의 묘한 갈등과 질투를 다룬 ‘오차 범위’, 르 귄같은 느낌이 드는 ‘올리트 감옥의 꽃’도 좋았어요. 그리고 ‘언제나 당신에게 솔직하게, 패션에 따라’는 매우 유쾌한 이야기라 더 재미있었구요. 그러고보니 히페리온이던가.. 별을 넘나들면서 장소의 유행에 따라 모습을 달리하는 이야기를 본것 같은데 그보다 조금 더 간 듯한 느낌도 드네요.
그 밖에도 수정란 클론, 약물을 통한 정신 연결, 전염병을 막는 백신 전염병, 그리고 조금은 궤를 달리하지만 잠자는 숲속의 공주나 창세기 이야기 기반의 환타지 이야기도 좋았습니다. 어쩌면 모든게 다 탄탄하고 올바라서인지 꽉 짜여진만큼 술술 읽히지는 않았지만, 계속 머리속을 톡톡 건드리면서 가는 느낌이 들었네요. 앞으로도 기억해 두어야 할 작가라는 마음이 들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