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재벌3세는 천재였다 – 글라탕/아르데오 |
별 기대 안했다가 정말 재미있게 읽은 이야기입니다. 요즘 보면 환생 회귀는 단지 웹소설 플랫폼에 진입하는 장치로만 쓰고, 그 후로는 일반적인 환타지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은데, 이 소설 역시 실제 경제계/산업계에 일어난 사실들을 알고 있다는 사실과 펀드매니저의 지식이라는 설정을 사용하기 위해 환생이란 장치를 썼다는 느낌입니다.
이야기의 배경은 뉴욕 월스트리트. 펀드매니저로 상당한 성공을 거둔 주인공은 현생에서 못해본 아쉬움이 있어서인지 70년대 뉴욕 은행장의 막내아들로 다시 환생합니다. 어느순간 은행장의 아들 맥시밀리안 팬텀으로 각성한 주인공은, 아버지의 은행이 곧 닥쳐올 석유파동과 대공황을 견디지 못하고 무너질 것을 기억해내고 직접 금융계에 뛰어들어 살리기로 결심하죠. 소련의 곡물파동을 예측함으로써 인정받은 맥시밀리안은 철강과 곡물, 군수와 자동차, 금융과 석유, 데탕트와 일본/중국의 대두 등을 겪으며, 아버지의 은행뿐만 아니라 뉴욕, 미국 금융과 정치까지 구해내며 역사를 바꾸어갑니다.
가장 재미있는 점은 지금까지 많이 들어본 이름이되 그 히스토리를 몰랐던 다양한 기업과 금융사의 이야기를 생생하게 들을 수 있다는 점입니다. 작가님이 이 쪽에 상당한 지식을 쌓으셨는지, 옛날 이야기를 듣는 느낌으로 경제 전쟁에 뛰어들어보는 느낌을 생생하게 받을 수 있었어요. 록펠러의 석유기업이 스탠다드 오일이었고, 이게 엑손모빌, 셰브론 같은 현재 대기업의 모태였다는 것, 미 서부의 BoA와 미 동부의 시티/체이스맨하탄이 어떻게 경쟁하는 구도가 만들어졌나, 중동과 일본, 중공의 영향은 어떤 정세를 타고 이루어진 일인가 등등을 새롭게 느껴볼수 있는 경험이었네요.
정말 강추하는 작품이에요. 대체역사라는 측면에서 몰랐던 사실을 쉽게 볼 수 있다는 면에서 말이죠. 소설적인 면이라면 마무리가 약하긴 하지만.. 그건 다른 쪽의 점수로 보강하는걸로. 다른 작품도 월스트리트가 배경이던데 한번 봐야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