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나님 덕분에 간만에 한남동 전시장 나들이를 했습니다. 그 전 주말이었나 갑자기 제 폰을 가져가서 끄적끄적 뭔가를 하는데 나중에 보니 전시 예약을 한거였더라구요. 관람시간 예약을 해야하는데 급해서 해놓은거라고 하면서 아이가 외부 일정이 있어 나가니 그때 갔다 오자고.. 덕분에 즐겁게 오후 나들이를 할 수 있었네요.
근 10여년만에 가본 한남동 거리는 많이 달라져 있더군요. 예전 리움 생겼을때 가보고 거의 발길을 하지 못했는데 구찌 매장도 처음 봤습니다. 지하 전시장에 내려가니 거대한 흑백 인물 사진들이 바로 보여요. 행위예술가 김수자님과 연꽃, 그리고 손짓. 영화감독 박찬욱 님과 그의 노트. 그리고 한 층을 더 내려가니 눈에 들어오는 조성진과 연주하는 손. 안은미님의 화려한 색상과 몸짓, 그리고 백남준이 살던 뉴욕의 풍경까지. 크지는 않은 전시 규모였지만 가장 젊은 피사체인 조성진의 모습과 그의 손짓이 가장 눈에 잘 들어오더군요. 긴 손가락과 유려한 움직임이 한 컷에 표현된 모습이 멋졌습니다. 나중에 3층에 올라가 본 영상에도 그 모습이 가장 잘 표현되어 있더라구요.
끝나고 한남동을 내려오면서 매거진B 건물에 위치한 퍼센트아라비카에도 들를 수 있었어요. 교토에서 가보고 서울에서 다시 마주치니 신기한 느낌. 카페라떼와 교토라떼 한잔씩 맛보며 간만의 여유로운 주말 저녁을 보낼 수 있었습니다. 즐거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