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편으로 가는 출장길에는 먼저 말했듯 독서도 있지만, 새롭게 장착된 VoD라는 시스템이 ‘입맛에 따라 골라볼 수 있는’ 비디오를 제공해 주기에 항상 영화를 보게 되는 것 또한 사실. 하지만 이번 리스트에는 마음에 쏙 드는 작품이 없거나, 혹 있더라도 이미 본 것이기 때문에 (캐리비안의 해적 & 라디오 스타 등등) 결국은 대충 골라보았으니…
1.디파티드
영화 ‘무간도’의 헐리웃판, 게다가 마틴 스콜세지 감독에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 맷 데이먼의 황금 콤비. 게다가 잭 니콜슨의 카리스마까지! 이 이상의 캐스팅이 없다 싶을 정도로 강한 느낌을 주는 이 작품. 다른 것을 볼 필요도 없이 선택할 수밖에. 하지만..
홍콩의 원작과는 다르게, 사건에 집중하고 그것을 풀어내려 한가지에만 집중하는 단순함. 그리고 뻔한 전개. 아아, 이 화려한 캐스팅의 아우라는 다 어디로 날아가버린 것인지. 마틴 스콜세지 감독님, 예전 관객을 몰아 이야기 속으로 끌어들이고 미친듯이 달려나가던 그 흡입력은 다 어디로 사라진 것인지요.
디카프리오가 약간만 덜 촐싹거리고 조금 더 진중한 모습을 보여주었다면. 맷 데이먼이 조금 더 깊이있고 고민하는 모습을, 조직과 행복 사이에서 갈등하는 심리연기를 보여주었다면 조금 더 다른 작품이 될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도.
어쨌든 결과적으로는 많이 아쉬운 작품.
2.부그와 엘리엇
피곤한 비행중에 가장 편안하게 볼 수 있는 것은 뭐니뭐니해도 애니메이션. 마침 지난번 올드미스다이어리를 보러 갔을 때 예고편으로 접한 부그와 엘리엇이 있길래 선택했습니다.
사람 손에서 자라난 곰 부그, 촐싹대는 한쪽뿔 사슴 엘리엇. 그리고 카리스마 다람쥐 군단을 비롯한 수많은 동물들이 등장합니다. 그러고보니 한편으로는 슈렉과 비슷한 구도라는 생각도 드네요. 부그는 슈렉, 엘리엇은 동키와 비슷하려나?
하지만 그럼에도 깊이는 부족하다는 느낌입니다. 해피엔딩의 개념을 바꾸면서 쉴새없이 펼쳐지는 입담과 코믹이 가득한 슈렉에 비해 부그와 엘리엇은 조금 더 가볍고 단순한 어린이용이라 그럴까요?
3.신나는 동물농장
돌아오는 비행기편에서는 계속 졸려 자다가 겨우 한편의 애니메이션만 보았습니다. 원래는 마이애미 바이스를 볼까 하고 있었는데, 가볍게 볼수 있는게 땡기더군요.
기내에서의 제목은 반야드(Barn Yard:시골 농장). 나중에 찾아보니 개봉 제목은 신나는 동물농장이네요. 부그와 엘리엇과는 또 다른 망나니 동물군단의 개과천선기라는 소재로 시끌벅적한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짧고 가볍게 볼만한 단순한 스토리. 아빠소가 농장을 지켰듯 나도 농장을 지키리라~는 주인공 얼룩소의 음메~가 기억에 남는군요.
그래도 역시 영화는 기내보다 극장에서 봐야 제맛인듯. 작은 화면으로 보면서 정말 답답했어요. 흐음.. 요즘 볼만한 영화 없으려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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