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의 모든 것의 미래 – 데이비드 오렐 지음, 이한음 옮김/리더스북 |
원제는 Apollo’s Arrow. 고대 그리스 예언의 신이었던 아폴론을 언급하면서 고대의 예언→현대의 예보/예측→앞으로의 가능성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고대에는 주로 천문을 통해 예언이 이루어졌고,이러한 관측이 쌓여 플라톤-아리스토텔레스-코페르니쿠스-케플러-뉴튼-아인슈타인으로 이어지는 천체물리학의 발전이 이루어집니다. 이러한 ‘법칙’을 찾아내는 가운데 예언은 예측으로 변화되어 사람들은 법칙에 근거한 예측에 익숙해지죠. 본문에서는 이러한 ‘법칙’을 적용하기 힘든 분야로 날씨와 경제, 인간의 신체 건강의 세 가지를 꼽습니다. 이러한 세 분야 모두 특정 법칙이 적용되기에는 너무나 많은 변수에 따라 다양하게 변화하는 분야이죠. 저자는 이런 분야에서 사용되는 모델링 자체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인간이 할 수 있는 것은 모델 자체를 천동설처럼 신봉하기보다는 다양한 모델을 근거로 일어날 수 있는 사고에 대해 다양하게 대비할 것을 주문합니다. 원칙적인 접근 방법은 동감합니다만, 서술에 있어서는 상당히 아쉬움이 있는 책입니다. 우선 1부에서 다룬 역사는 예전 들었던 내용을 다시한번 다른 서술자 입장에서 본다는 면에서 나름 재미있어요. 이전에 본 책에서 빠져있던 이야기가 여기에는 좀더 상세하게 나와있는 내용도 있어서 비교하며 읽는 쏠쏠함이랄까? 2부는 조금 전문적인 용어와 분석이 들어갔지만, 읽다보니 했던 얘기를 자꾸 하는듯.. 저자가 기상 쪽의 전문가라 그런지 날씨에 관해서는 ‘오호~ 이렇게 분석하는군!’ 하는 면이 있었던 반면에 경제와 생물학/의학 쪽은 약간 피상적인 감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가장 아쉬웠던건 결말. 뜬금없이 꺼내든 가이아 이론은 굳이 언급할 필요가 없었다는 생각이에요. 지금까지 제시해 온대로 그저 많은 변수가 개입해서 양/음의 되먹임이 상당히 연관되어 항상성이 유지되는 하나의 계(界) 라는 것은 익히 공감을 하고 있는데 거기에 생명체로서의 지구라니.. 그리고 예측 자체도 결국 현재 이야기되고 있는 사항들의 ‘단순 나열’일 뿐이라 용두사미가 된것 같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네요. 그럼에도 학계의 모델 자체의 한계를 조금 더 지적하고, 다양한 가능성을 무시하지 말고 대응해야 한다는 점에는 동감합니다. 결론을 좀더 단순 명쾌하게 해주었으면 좋았을거 같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