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채가 없는 다자키 쓰쿠루와 그가 순례를 떠난 해 –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양억관 옮김/민음사 |
어릴적, 아무 이유도 없이 절친이였던 남녀 두명씩, 네 명의 친구들로부터 절교당한 다자키 쓰쿠루가, 서른이 넘어 한 여인을 만나면서 그 때 친구들이 자신을 잘라낸 이유를 찾고자 여행을 떠나는 이야기입니다. 처음에는 어릴적 친구들과 살았던 나고야. 그곳에서 자동차 대리점에서 일하는 아오(靑), 자기계발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아카(赤)를 만나 자신이 좋아했던 시로(白)가 죽었다는 이야기를 듣습니다. 결국 국제결혼으로 핀란드로 이민간 또 한 명의 여자였던 쿠로(黑)를 찾아 여행을 떠나고, 그 곳에서 당시 어떤 상황이었는지 이야기를 듣습니다. 스토리를 요약해보면 상당히 단순한 이야기지만, 하루키의 문장은 이런 구조에서 빛을 발해요. 담담한 가운데 자기를 돌아보고, 내가 뭔가 잘못한건 없는가, 나는 이들에게 어떤 존재인가를 계속 되묻는 사이 의외로 상대는 나의 장점만을 보고 나는 그것을 견딜 만한 사람이라고 이야기합니다. 결국 하루키의 소설은 자아를 찾고 인정하고, 내가 부족해 보여도 나는 나름대로 잘 하고 있다는걸 계속 이야기해주는 작가라는 생각이 드네요. 1Q84에 비해서는 짧고, 단편에 비해서는 긴 한권의 소설이지만 잔잔함 속의 메시지 전달이 더욱 원숙해졌다는 느낌이여요. 역시 하루키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