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소한 칼 – 앤 레키 지음, 신해경 옮김/아작 |
라드츠3부작의 두번째 권입니다. 아작에서 많이 하는 할인행사를 기다리다가 마지막편인 사소한 자비와 한꺼번에 구입했네요. 덕분에 1부-사소한 정의-와 읽는 시점이 많이 벌어져 내용이 상당히 기억이 나질 않는 문제가.. 아무래도 사소한 자비까지 읽고 난 후 1부를 다시 읽어봐야겠다 하고 있습니다.
저스티스 토렌 함에서 유일하게 살아남은 보조체 브렉이 1부 마지막에서 아난더 미아나이와의 대결을 겪고 미아나이라는 가문명을 얻게 됩니다. 아직 라드츠 제국은 아난더 끼리의 갈등 상황에서 헤어나오지 못한 터, 변방이긴 해도 중요한 ‘차’ 생산지역인 아소엑에 진입해서 문제상황을 파악하고 해결하는 임무를 맡게 됩니다.
일견 평화롭지만 기 주둔해 있던 함선/함장의 애매모호한 태도, 내부 상황을 100% 통제하지 못하고 안정되어있지 않은 우주정거장과 인공지능(AI), 아소엑에서 총동보다 발언권과 권력이 있는듯한 가문과 천방지축 사고를 쳐대는 차기 상속자, 숨겨져 있는 행성 내 인종/민족간의 갈등 등등이 브렉이 돌아다니는 가운데 한꺼풀 한꺼풀씩 드러납니다.
냉동/재생과 여러 몸을 가진 다체 인격, 인공지능의 인체 연결/활용, 방어막, 외계인 등의 SF적 설정이 이런 갈등상황 요소요소에서 활용되는게 감탄이 나올 정도입니다. 로드와 시민 포사이프의 권력욕, 이와 영합하면서 미아나이의 통제를 피하면서 관문 너머에 무언가를 숨기고 있는 헤트니스 함장과 소드 아타가리스, 이와 대결하는 쪽에는 아난더가 자신을 숨겼다가 제거당하는 몸으로 사용되어 혼란의 도가니속에 빠진 티사르와트, 몇천년전 함선이었던 자신을 알고있는 유일한 사람 세이바든, 그리고 함선 머시 칼르와 정거장AI가 나름대로의 캐릭터를 구축해서 보여줍니다. 그리고 더해서 정거장의 원예사이자 브렉이 사랑했지만 죽여야 했던 오온 대위의 친척 바스나이드 엘밍도 중요한 역할을 하구요.
갑작스레 푹 빠져들지는 않지만, 읽어가면서 서서히 상황 속으로 녹아들어 짬짬이 읽으며 몰입하게 만드는 재미있는 작품이었습니다. 바로 사소한 자비로 넘어갑니다 🙂
덧1, 제목은 함선들의 급을 나타낸것 같네요. 저스티스 토렌(정의), 소드 아타가리스(칼), 머시 칼르(자비). 마지막 편의 머시 함의 활약을 기대해 봅니다 🙂
덧2, 뜬금없이 등장했다가 사라진 통역관 들리크의 역할은 다음 권을 위한게 아닐까 조심스레 추측해 봅니다. 사소한 자비에서는 프레즈거 인들이 등장하게 되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