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오랜만에 만나는 사라 장의 바이올린입니다. 거의 한 20여년 전 코엑스에서 연주를 들은 적이 있었는데, 그때는 전용 홀이 아니었던지라 그리 감명깊은 연주는 아니었던 기억이 있어요. 그냥 잘 하는구나 싶은 생각 정도? 그렇지만 이번 연주회는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인데다가 함께 하는 연주자들이 손에 꼽는 분들인만큼 좋은 소리를 들을 수 있었네요.
- 프로그램
– 비탈리 샤콘느 g단조
– 바흐 두 대의 바이올린을 위한 협주곡 d단조, BWV1043
(협연: 1악장 장유진, 2악장 심동영, 3악장 김예원 협연)
— intermission —
– 비발디 바이올린 협주곡 E장조, Op8-1, RV269 ‘봄’
/ 바이올린 협주곡 g단조, Op8-2, RV315 ‘여름’
/ 바이올린 협주곡 F장조, Op8-3, RV293 ‘가을’
/ 바이올린 협주곡 f단조, Op8-4, RV297 ‘겨울’ - 앵콜
– 바흐 Air
– 비발디 사계 여름 3악장
개인적으로는 샤콘느보다는 바흐의 두 대의 바이올린을 위한 협주곡이 너무 좋았고, 비발디의 사계는 역시나 명불허전, 깊어진 사라 장의 바이올린 소리와 현악기들+하프시코드의 소리가 너무 좋았습니다. 협연자들 중에서는 악장 장유진 님의 연주가 가장 좋았어요. 혹시 리사이틀 일정이 잡힌다면 꼭 가보고 싶을 정도. 사계는 들으면서 이렇게 첼로를 챌린지하는 곡인줄은 처음 알았네요. 심준호 수석님 사라 장의 눈빛에 굴하지 않고 꿋꿋하게 안정적으로 마지막 악장까지 끌고나가 주셔서 너무 좋았습니다.
앵콜도 너무 좋았어요. 바흐의 Air가 울려퍼지자 콘서트홀의 열기가 살랑살랑 진정되는 느낌, 하지만 관객들의 감동은 너무너무 증폭되는 느낌. 그리고 사계 한 악장으로 깔끔한 마무리. 즐거운 연말 공연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