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인에어 납치사건

제인 에어 납치사건10점
재스퍼 포드 지음, 송경아 옮김/북하우스

신인 작가인 제스터 포드의 장편소설입니다. 처음에는 ‘독특한 제목’ 이라는 생각만 했는데, 우선 지인이 읽는다는 이야기를 듣고, 다음에는 다른 블로그에서 추천글을 보고, 다 읽은 지인이 재미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나니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읽고 난 후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이런 책이야말로 바람직한 독서를 유도하는 책이 아닐까’ 라는 것이었습니다. 소설 속에 언급된 고전 작품이 정말 다양하거든요. 주요 소재인 제인 에어 외에도 셰익스피어의 희곡, 오만과 편견, 폭풍의 언덕, 위대한 유산 등 수많은 고전들이 너무나 매력적인 대상으로 언급되는데 정신을 차릴 수 없었습니다. 특히 제인 에어는 꼭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장르를 말하자면 고전문학에 대한 향수를 표방하기는 하지만 실상은 환타지와 SF, 추리소설의 총합이라고밖에 말할 수 없을 것 같군요. 문학이 마치 지금의 TV나 연예계처럼 모든 이의 취미이자 관심사가 되어있는 사회. 서즈데이 넥스트라는 이름의 주인공은 문학에 관한 범죄 수사를 담당하는 특수작전망 27과의 수사관입니다. 그가 홈즈 시리즈에서의 모리어티 교수같은 최고의 범죄자 아케론 하데스와 연관이 되면서 그를 추적해가는 과정이 주요 줄거리이죠. 설정도 독특하지만 이야기를 끌어나가는 솜씨가 너무 뛰어납니다.

거리에서 우연히 만난 선배가 책 제목을 보더니 피식 웃더라구요. 차라리 원제 The Eyre Affair 를 잘 살렸으면 더 인기작이 되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그래도 올해 읽은 소설 중 최고의 작품이라 생각됩니다. 꼭 읽어보시길!

“나도 모르겠어. 아마 그런 종류의 그렇다와 아니다, 삶과 죽음 같은 결정은 너무나 흑백으로 분명해서 더 하기 쉬운 것 같아. 그게 더 쉽기 때문에 그런건 할 수 있었을 거야. 인간의 감정이란, 음… 그건 꼭 회색의 끝없는 심연 같고, 나는 중간색은 그렇게 잘 다루지 못해.”
– Thursday Next

참고:
* milkwood: ‘제인 에어 납치 사건’을 읽고
* The 3rd Eye: Jasper Fforde, The Eyre Affair (2001)

4 thoughts on “제인에어 납치사건

  1. 오호호호… 내가 읽은 책이다.^^ 나도 재미있게 봤어. 읽다가 제인에어의 줄거리가 마구 헷갈려서 집에 있는 제인에어를 열심히 찾아봤지만, 문고판이라고 예전에 버린 거 있지. ^^;; 작가의 상상력에 너무나도 감탄했던 작품. 책벌레는 정말 기상천외하지 않아? 한 단락이 시작될 때마다 적혀있는 회고록(?)의 글들도 재미있었고. 서즈데이 넥스트란 이름도 기발했다고 해야하나?! 문학이 그렇게 숭배받는 세상이 된다면 참 재미있을 것 같아. 간만에 읽은 책 얘기가 나와 말이 길어졌네. 참, 나 어제까지 아따맘마를 끝내고 지금은 마법사에게 소중한 것을 번역하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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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philia

    은 / 서즈데이 넥스트란 이름에 무언가 다른 의미가 있나보죠? 목요일 다음날은 금요일이니 TGIF? 그런건 아닐것 같은데.. -_-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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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핑백: White Rabb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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